친이·친박 또 갈등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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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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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명직 최고' 윤진식 내정에 서병수 최고위원 반발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나라당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계 간 갈등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 7·14전당대회 이후 4개월 이상 공석 중인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 때문이다.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의 ‘당무 거부’ 선언까지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22일 안상수 대표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의 윤진식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단호히 거절한다”면서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최고위원으로서의 당무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안 대표는 전당대회 때 지명직 최고위원을 포함한 모든 당직에 탕평책을 쓰고 당·청 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고 한 바 있다”며 “그러나 직전까지 청와대에 있었던 사람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겠다는 건 앞으로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쏴붙였다.

서 최고위원 등에 따르면, 안 대표는 그간 호남권과 충청권 출신 인사로 선임해온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가운데 충청권 인사에 대해 ‘친박계 추천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이에 친박계에선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 등을 추천했다.

그러나 최근 안 대표는 충청 몫 최고위원엔 친이계인 윤 의원을 지명하는 대신 호남 몫 최고위원에 친박계 인사를 임명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만류에도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서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안 대표가) 갑자기 윤 의원 얘기를 하며 친박계에 호남 인사를 추천하라고 한 건 친박을 배려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친박 의원들도 (이 문제에) 공감했고 박근혜 전 대표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 주변에선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이후 화합 분위기로 가던 친이·친박 관계가 다시 갈등 국면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서 최고위원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의견을 낸 적은 없다. 친박계 내에서도 특별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안의 상정을 보류키로 했다”고 배은희 대변인이 전했다.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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