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발행한 북한의 해안포 도발에 대한 신현돈 합참 전략기획차장의 상황보고 브리핑에 기자들의 질의가 쇄도한 것이다.
이날 질문의 주된 주제는 약 170여발 발사된 북한의 해안포 및 곡사포 사격에 우리군의 대응이었다.
특히 170여발을 쏜 북에 비해 반도 못되는 80여발로 대응사격을 한 경위와 첫 응사에 13분이란 시간이 소요된 점, 그리고 막대한 피해를 입은 우리 군과 민간에 비해 북의 타격은 어땠는지에 대한 질문이 터졌다.
이 가운데 가장 민감한 질문은 대응 사격시 왜 집적 타격을 준 북의 해안포가 아닌 인근 북측 군막사를 겨냥한 점이었냐는 부분이다. 군은 이에 대해 정밀유도장비가 아닌 K-9과 같은 곡사화기는 절벽을 깎아 구멍으로 포신을 낸 해안포를 직접 겨냥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응사격의 의의는 적의 공격양상을 막고 수세적 위치에서 공세적 위치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연평도에 K-9과 같은 화포가 설치돼 있는 까닭도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군의 발언을 따져보면 연평도에 설치된 곡사포로는 북의 공격을 방어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군이 북측의 해안포 공격에 적극대응하기 위한 정밀유도장비를 연평도에 준비해 놓고 유사시에 응사토록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국방부는 서면으로 대처하겠다는 궁색한 설명만 늘어놓았다.
혈육과도 같은 해병대의 젊은 피가 2명이나 희생된 마당이다. 해군 함정 침몰, 육군 소형함정 침몰, 공군 전투기 추락 등 일련의 사태에서처럼 이번에도 전전긍긍하는 군의 모습이 재현됐다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이 앞선다.
또한 북한이 과연 연평도 인근의 군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서도 이 같은 도발을 자행할 수 있었을까? 군과 정부는 다시한번 심사숙고할 일이다.
이번 북한의 도발에 희생된 젊은 넋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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