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23일(미국시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지 여부를 관계국들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이번 도발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의 잇단 도발에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새벽 백악관은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북한에 호전적인 행위의 중단과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한국전이 끝난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 가운데 하나"라면서 "북한의 공격을 비난하고 즉각적인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어 "이번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면서 "어떤 차이도 평화적인 수단과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의 이번달 순회 의장국인 영국의 마크 라이얼 그랜트 유엔대사는 이날 "북한 공격의 심각성에 비쳐 긴급회의를 소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트 대사는 이날 반 총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반 총장이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한 것으로 유엔의 한 외교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박덕훈 차석 대사는 로이터 통신에 이 문제는 남북한 간에 논의될 사안이며,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남북한간의 지역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은 한반도 주변국과 유럽에 이어 미주 등 세계 각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연방총리는 이날 북한의 이번 공격을 "국제안보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이 최근 자행하고 있는 일련의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하퍼 총리는 이어 캐나다는 한국에 대한 확고한 지지국이라고 강조한뒤 북한에 대해서는 무모하고, 호전적인 행동들을 더이상 자행하지 말고, 한국전 종료후 체결된 정전협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 주 히베이라웅 프레토 시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뒤 "한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어떠한 형태의 행위에도 반대한다는 것이 브라질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을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관해 브라질 외무부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내 말은 북한의 한국에 대한 일체의 공격 시도에 대한 비난"이라고 강조했다.
중남미의 멕시코와 파라과이도 각각 외교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강력히 비난했다.
앞서 중국의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현재의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 유관 보도에 주의하고 있으며 사태 전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훙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 관련 질문에 대해 "이후 유관 상황이 사실에 부합되는지 확인돼야 하며 유관 각 측이 한반도 평화문제에 더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원칙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일본의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행위를) 용인하기 어렵다. 강력히 비난한다. 이런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일본의 입장은 사건 발생 6시간여 만에 나온 것으로 매우 신중한 태도로 풀이됐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포격을 주도한 자들은 분명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상황을 진정시키고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절박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이하 외교대표)는 성명을 통해 북한의 포격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북한 당국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어떠한 추가 행위도 자제하고 정전협정을 충실히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영국과 프랑스, 독일도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정당한 이유없는 도발을 강력 규탄했고, 호주의 줄리아 길러드 총리는 "북한의 공격은 위험한 도발행위로, 북아시아의 전략적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호주는 북한이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더 이상 적대적 행위를 하지 말도록 촉구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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