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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정식 개통을 앞둔 '거가대로'가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거가대로는 총 8.2㎞로 이중 3.7㎞는 바닷속을 지나는 해저터널이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5일 오전 9시 김해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신항만을 지나 부산시 가덕도 해안도로에 들어서자 저멀리 가덕도 앞바다에 흰색의 방파제처럼 길게 늘어선 '거가대로'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길로 10여분을 더 달려 거가대로 입구에 들어서자 우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설치된 유선형의 '가덕휴게소'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침매터널인 '가덕해저터널'로 들어가는 입구가 입을 쫙 벌리고 있다.
◇ 수심 48m 바닷속 달리는 해저터널
가덕도쪽에서 거가대로를 이용해 거제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최고 깊이 48m의 바닷속을 통과하는 가덕해저터널을 지나야 한다.
가덕도와 중죽도을 잇는 3.7㎞의 왕복 4차로 터널로 세계 최대 길이, 세계 최저 깊이의 침매터널이다. 침매터널이란 땅 위에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터널 블록(침매함체)을 부력을 이용해 바다에 띄우고 이를 수압차이를 이용해 바다 밑에 설치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해저터널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해저터널 안에 들어서면 바닷속에 들어선 것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일반 터널과 별 차이가 없다. 엄청난 수압으로 인한 기압의 변화 등은 아예 없었다. 일반인은 평생 경험해 볼 수 없는 깊은 바닷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대우건설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터널은 외벽 두께만 1.33m에 이르고 진도 7의 지진과 지반 침하에도 결딜 수 있게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길이 180m의 함체 총 18개로 구성된 터널의 연결부도 2중으로 단단히 연결돼 100년 동안은 너끈히 버틸 수 있다고 했다.
대우건설 조봉현 현장소장은 "가덕해저터널의 안전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수만톤 무게의 배가 위로 떨어져도 견딜 수 있다"며 "터널 안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 및 방수 등 비상상황에 완벽히 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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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들어가본 거가대로 해저터널 부분. 최고 수심 48m의 깊은 바닷속이지만 일반 터널과 거의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 |
해저터널을 지나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지상으로 올라서면 눈앞에 저절로 감탄이 쏟아지는 절경이 펼쳐진다.
파도가 넘실되는 바다를 가로질러 길게 뻗어있는 다리와 다리를 지탱하는 거대한 2개의 주탑이 가덕도 앞바다를 가로지르고 있다.
부산시와 경상남도의 경계이기도한 높이 해상 158m의 주탑 사이에 내리니 거센 바람이 온 몸을 밀어붙쳤다. 엄청난 파도와 초속 10m이상의 험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이런 엄청난 크기의 건축물이 세워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
2주탑 사장교를 지나 저도와 거제도를 잇는 3주탑 사장교로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일명 진해별장)'가 보인다. 앞으로 거가대로를 지날 때 대통령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게다는 생각이 스친다.
주변 풍광에 넋을 놓고 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거제도에 들어섰다. 시계를 보니 중간에 내려 둘러본 시간을 제외하고는 가덕도에서 거제도까지 20분도 안걸렸다.
거가대로를 이용하면 부산에서 거제도 가는 시간이 기존 3시간 이상에서 40분 대로 줄어들어 연간 약 4000억원의 물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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