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지 언론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국민민주당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 치러진 1차와 2차 투표에서 전체 508석 중 420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선자 70명 중 상당수가 국민민주당으로 입당할 것으로 예상돼 집권당의 의석 점유율은 96%에 이를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이집트의 주요 야권 그룹인 무슬림형제단과 자유주의 야당인 와프드당은 지난달 28일 1차 투표에서 국민민주당이 211석 중 209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광범위한 선거부정이 저질러졌다면서 이틀 전 치러진 2차 결선 투표에는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총선에서 전체 하원 의석의 20%를 차지했던 무슬림형제단은 이번 총선에서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1차 투표에서 2석을 얻은 와프드당은 당 지도부의 2차 투표 거부 선언에도 불구하고 결선에 나선 후보 중 4명이 승리해 모두 6석을 얻은 셈이 됐으나 이들 4명에 대해서는 출당 조치하기로 했다.
무슬림형제단의 모함메드 모르시 대변인은 부정선거로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된 새 의회는 적법성이 없다면서 "새 의회는 해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보안당국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무슬림형제단의 지지자 1천400여 명을 체포하는 등 야권을 조직적으로 탄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집트의 비정부기구(NGO)인 `독립적 선거감시연대'는 지난 6일 뇌물과 투표용지 조작, 투표소의 폭력사태 등을 촬영한 비디오 영상을 공개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부정과 조작으로 얼룩진 이번 총선을 무효화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아흐메드 나지프 총리는 야권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조사를 하겠지만, 일부 보고된 선거법 위반 사례가 총선 결과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의 마이크 해머 대변인은 지난주 성명에서 미국은 국제 선거감시단의 참관이 금지되고 언론의 자유 등이 억압됐으며 상당수의 부정행위가 보고된 이집트 총선에 실망했다고 논평한 바 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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