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은행권 실적 대박…주주는 '화색' 직원은 '우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12-08 14: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재호 이수경 기자) 올해 은행권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주주들도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배당 수익이 전년 수준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실적 개선의 주역인 직원들은 임금인상 여부가 불투명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은행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임금인상에 난색을 표하면서 은행권 임단협은 수개월째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급증했다. 최종 순이익은 1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의 배당 규모도 지난해보다 최고 3배 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주당 850~900원 가량의 배당을 실시해 총 배당금이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400원)과 총 배당금(1897억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지난해 설립 후 처음으로 주당 230원의 배당을 실시한 KB금융지주는 올해 650원 이상의 배당이 기대된다. 총 배당금도 789억원에서 25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한다.
 
하나금융지주도 실적 개선에 외환은행 인수라는 호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40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900원대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배당금은 2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기업대출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100원)보다 많은 200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도 주당 500원대, 총 배당금 3000억원대의 결산 배당을 실시할 전망이다. 지난해 총 배당금 1540억원보다 2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외환은행의 배당 규모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500원대를 적정 배당금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하나금융에 지분을 매각한 론스타는 최고 850원의 배당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주주들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배당금 지급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있지만, 올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은행 직원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노사간 임단협이 난항을 겪으면서 임금인상 여부가 불투명한 탓이다.
 
지난 2일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임금인상률 2% 적용에 합의했지만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들의 반대로 최종 타결이 무산됐다.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은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 산하의 34개 지부도 사측과의 개별 교섭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지부 노조에 교섭권을 위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정책금융과 상업은행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영진이 기관평가 결과를 의식해 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지난해 금융위기를 이유로 임금을 동결하고 신입 직원들은 20% 가량 삭감됐다”며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데도 임금이 인상되지 않는다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용자협의회는 노사 양측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사측은 예산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고 노조는 인상을 강력히 요구해 양측 입장을 조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임금을 일정 수준 인상하더라도 각 은행별 교섭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