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은행이 상장돼 있지 않은 매도가능증권 장부가를 같은 시기 일괄 산정하지 않고 반기 또는 분기마다 제각각 집계해 회계 일관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같은 계열 은행과 증권사가 같은 주식을 다른 값으로 계상하는 사례도 있어 서로 자산 규모를 비교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13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이 보유한 비상장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한국증권금융 1주당 장부가는 9월 말 기준으로 9257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같은 금융지주 계열 10대 증권사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모든 회사 장부가는 1만821원으로 16.89%(1564원) 많다.
우리은행ㆍ우리투자증권이 똑같이 반기마다 증권금융 장부가를 산정한 반면 여타 금융지주 계열 은행과 증권사는 각각 반기와 분기마다 계산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장부가를 반기마다 새로 잡는 만큼 6월 말 기준 값은 서로 같아야 하지만 대체로 8.17%(757원) 차이를 보였다.
은행권이 한국채권평가로부터 공정가를 받은 데 비해 증권사는 대부분 나이스채권평가를 추가해 2개사 평균가로 잡았다.
우리투자증권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회계 정책상 최저가를 장부가로 잡는다고 설명했지만 이 원칙도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는 않았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9개사가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1주당 장부가는 9월 말 기준으로 우리투자증권 포함 모두 똑같은 13만4308원이다.
우리투자증권도 거래소 장부가를 분기마다 산정하면서 평가회사별 최저가가 아닌 평균가로 잡은 것이다.
증권가는 은행ㆍ증권사에서 매도가능증권 장부가를 각각 반기ㆍ분기로 일관성 없이 나눠 산정하는 데다 평가회사로부터 받는 공정가 채택 기준도 일정하지 않아 자산총계 비교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금융지주 계열사간 자산가치 평가 시점이나 규칙에 통일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금감원 일반은행2팀 관계자는 "비상장 매도가능증권 규모가 자본총계 대비 1% 이상인 만큼 중요성 관점에서 계열사간 동일한 회계 처리가 바람직해 보인다"며 "최저가든 평균가든 하나로 잡지 않는 점도 회계 일관성 면에서 문제"라고 밝혔다.
같은 원 회계제도실 관계자도 "모든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라면 일물일가 원칙에 따라 똑같은 공정가를 매기는 게 이상적"이라며 "회사 재량을 존중하더라도 회계 정책 차이로 오차가 지나치게 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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