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부동산 투자에 대한 중국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데 힘입어 중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영향이다.
26일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한 외국 투자자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중개회사인 콜드웰 뱅커 프리뷰 인터내셔널의 조이스 레이 대표는 “미 부동산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며 “싱가포르, 런던 등지의 부동산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며 최근 캘리포니아나 뉴욕이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의 해외부동산 구입은 미국 뿐만 아닌 전세계에 걸쳐있다.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콜리어 인터내셔널은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 밴쿠버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지배적인 투자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더 많은 중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일 것이며 이로 인해 밴쿠버의 부동산 가격은 10~30년내에 20~4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나이트프랭크는 중국인들은 올해 3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새로 지은 런던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2억6000달러를 소비했다고 밝혔다.
또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최근 “중국은 올해 캐나다 멕시코 영국에 이어 4번째로 미국의 주택을 많이 사는 나라가 됐다”며 “앞으로 중국 부자들이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부동산 매입의 큰손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이 중국 부동산 투자에만 열을 올렸으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돼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해외자산 투자열풍에 중국내부에서는 1980년대의 일본을 상기시키며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에팡(解放)일보는 1980년대에 일본이 엔고의 영향으로 대거 해외부동산투자에 나섰으며, 일본기업이 1989년 뉴욕의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샀을 정도로 그 열기가 대단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1990년대 중반에 대부분 일본인들이 손해를 보고 부동산을 미국인에 되팔수밖에 없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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