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4대 노동현안(한진중공업·쌍용차·현대차 문제 및 전주 버스 파업)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한편 삼성반도체 근로자의 백혈병 발병 논란을 조사하기 위한 산업재해소위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이에 반대, 두 차례나 퇴장하면서 회의가 잇따라 중단됐다.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한진중공업 문제 등은 이미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가 지났다”며 노동현안에 대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 개최를 회의 안건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 당 정동영 의원은 “근로자가 14명이나 죽어나가는 쌍용자동차의 상황에서 국회와 환노위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노동자의 죽음에 관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간사인 신영수 의원은 “진상조사는 정당별로 하면 되고 제도 개선은 법안을 내면 된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같은 당 강성천 의원도 “야당이 먼저 청문회를 들고 나와 회의 진행이 안된다. 다른 법안을 먼저 논의하자”고 말했다. 손범규 의원은 “정해진 틀 속에서 사실 관계를 규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다른 기관이 먼저 해보고 안될 때 국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방이 계속되자 민주당 소속 김성순 환노위원장은 청문회 개최문제를 의사일정으로 추가하기 위해 표결을 시도했으나 회의장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 4명이 모두 퇴장, 의사정족수가 미달되면서 결국 회의가 중단됐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에도 전체회의장 밖에서 한진중공업·쌍용차 노조 관계자 10여명이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피켓을 펼쳐보인 것을 놓고 “이런 상황에서는 회의를 할 수 없다. 정리해달라”고 요구하면서 회의 시작 직후 퇴장했다가 오후 회의에 다시 참석했다.
야당 환노위원들은 회의가 사실상 파행으로 끝나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이 스스로 민생외면 정당, 반(反)노동자 정당임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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