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로 보이나요? 흑연으로 만든 작품" 아라리오갤러리 박종빈 개인전

Domestic Occasion (설치장면)/2010/탁자, 바이스, 의자 12개로 이뤄진 설치, 흑연, 철, 나무, 레진 가변크기/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영국에서 활동해온 '흑연 조각가' 박종빈(40)이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있다. 2007년 영국에서 개인전 이후 한국에서의 첫 전시다.

이번 전시는 흑연을 이용한 탁자와 의자 조각 설치를 포함한 다양한 조각작품과 사진 작품을 소개한다.

대형 탁자와 열두 개의 의자, 그리고 조각작업을 할 때 물건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바이스가 어우러진 설치 작품, 탁자와 의자가 전시장에 놓여있다.

겉보기에는 매우 단단한 강철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놀랍다. 약한 충격에도 쉽게 흠집이 날수 있을 만큼 예민한 흑연으로 만들어졌다.

수공의 노동집약적인 작품. 작가는 육즁하고 거친 흑연 덩어리를 잘라내고 문지르고 갈아내 흑연에 광택을 냈다.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는 어찌 보면 구도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어찌 보면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다.
무슨 이유일까.

"흑연을 갈아내는 과정에서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던 흑연 가루, 먼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갈고 문지르는 외부의 압력을 오롯이 받아내는 가루와 먼지가 이러한 압력을 그대로 증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변 어디에서든 보이는 그대로 쌓인 먼지와 가루가 마치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 인간 개개인이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종류의 압력들로 느껴졌다."

가정과 학교와 같은 제도들, 보호막은 또다른 강압과 압박은 또 다른 굴레가 될 수 있음을 흑연으로 만든 오브제들을 통해 비유하고 있다.

설치 조각작품과 함께 고운 흑연 가루들이 이루어내는 얼룩과 결들이 마치 거친 파도나 황량한 사막을 연상시키는 사진등 작품 1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30일까지. (02)723-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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