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은 5일 무사 쿠사(61) 전 외무장관이 "병들고 늙었다"며 그의 영국 망명을 배신행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의 2인자인 세이프 알-이슬람은 이날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쿠사 전 장관이 정권의 허가를 받아서 튀니지를 거쳐 영국으로 떠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세이프 알-이슬람은 인터뷰에서 "쿠사는 병을 앓고 있어 석달마다 런던에 있는 크롬웰 병원에 가야 한다면서 승낙해 달라고 말했다"며 "우리는 그가 튀니지의 드제르바로 가도록 허가했고 반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카다피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쿠사는 지난달 28일 육로로 국경을 넘어 튀니지 드제르바에 도착한 뒤 이틀 뒤 영국으로 망명해 장관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는 쿠사 망명 당일 그가 출장을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다음 날 망명을 인정했다.
세이프 알-이슬람은 또 쿠사가 면책권을 얻기 위해 영국 당국에 거짓 자백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사는 2009년에 외무장관에 오르기 전까지 정보기관에 종사해왔으며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미 팬암기 폭파 사건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당국은 쿠사를 상대로 승객 등 270명이 목숨을 잃은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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