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연준이 이번에 직접적으로 자산 매입 중단을 선언하기보다는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 함구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신호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침묵은 지난해 11월 도입한 2차 양적완화(QE2)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오는 6월 이후에는 'QE3'를 비롯한 추가적인 자산 매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준은 QE2 프로그램을 통해 6월까지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이미 1조7000억 달러 어치의 국채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사들였다.
FT는 연준의 양적완화 기조를 지지했던 비둘기파 가운데도 추가 자산 매입 가능성을 불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QE2 프로그램을 촉발했던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소비·기업 지출 부문에서 자립적인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경기하향 리스크는 축소됐고, 디플레이션 위험도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근원 인플레이션율(식품·에너지 가격 제외)은 연준이 안정권으로 삼고 있는 2%에는 못 미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
FT는 그러나 추가 자산 매입이 불필요하다는 데 대한 연준 내부의 공감대와 기준금리 인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비둘기파와 매파가 여전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파는 무엇보다 긴축에 나서기에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율이 낮다고 주장한다. 또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비용부담으로 이어져 경제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1.5% 이하에 머물러 있는 한 통화정책(기준금리)의 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매파는 식품·에너지 가격을 반영하는 헤드라인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서둘러 조기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오는 27일에는 버냉키 의장의 첫 브리핑도 예정돼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분기 전망 수정치와 FOMC 정책 결정과 관련한 사항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버냉키 의장이 분기별로 한 번씩 브리핑을 겸한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 의장이 정례 브리핑에 나서는 것은 연준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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