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개최국 대표자격으로 발언에 나선 수잔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반 총장 만큼 자기 역할에 대한 부담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반 총장이 부담을 지금껏 잘 해결해온 것에 대해 감사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CBS뉴스는 "반 총장 연임을 누구보다 반기는 쪽은 미국일 것"이라며 "반 총장은 앞선 7명의 전임자들 보다도 워싱턴과 긴밀히 협조해 왔다"고 보도했다. 반 총장이 여러 전쟁터에서 민간인을 보호하려는 유엔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할을 지지해 온 것도 미국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게 CBS의 분석.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도 총회 연설을 통해 "반 총장의 업적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면서 "한국은 반 총장 재선을 너무나 기쁘게 여긴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사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반 총장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실천"을 높이 평가하고 "반 총장이 이같은 노력을 앞으로 5년간 더 충실히 수행할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도 비슷한 톤의 지지 성명에서 "중국은 반 총장과 유엔이 일할 수 있도록 계속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축하·지지 성명은 아프리카, 중동 쪽 대표들에게서도 나왔으며 만장 일치로 통과된 반 총장 연임안에 대해 서로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반 총장의 연임 성공 배경에 대한 시각은 각각이었다. 미국의 ABC뉴스는 "반 총장이 시리아와 리비아에 강경하게 나서 중국과 러시아가 불편하게 느켰지만, 그는 거부권을 가진 유엔 상임이사국이 자신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다소 비꽈서 보도했다.
또한 "반 총장의 조용한 외교는 그를 곤궁에 빠뜨리기도 했고, 그 예는 미얀마 사태와 가장 최근에는 중국과의 관계였다"고 ABC는 덧붙였다.
반 총장은 중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 시아오보가 탄압 받았던 지난해 11월 후진타오와의 면담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지 않아 인권 단체들로부터 비난받았다고 ABC는 보도했다.
CNN은 "반 총장을 반대하는 세력은 그가 훌륭한 언변가도 아니고 협상가도 아니며 뉴욕을 벗어나 너무 외유했다"고 비난했지만 "큰 반대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반 총장이 가장 잘한 일은 조용히 일했기 때문이라는 소극적인 평가도 있었다. 뉴욕에 있는 센추리재단의 제프 러렌티 유엔 분석가는 "반 총장은 전임자들에 비하면 법석을 떨면서 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그가 대단한 리더십을 발휘해 유엔이 뛰어난 일을 한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또 그렇다고 그를 비난할 만한 큰 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반 총장은 유엔 상임이사국 등 주요 국가들이 '완벽하게 써먹을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됐다는 것이다.
CBS는 반 총장이 받고 있는 여러 지적에도 불구하고 만장 일치로 연임에 성공한 이유에 대해 첫째, 중동 이슈에 대한 그의 리더십, 하이티 복구에서의 적극적인 역할, 에이즈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 여성 리더십에 대한 새 프로그램 개발 등을 들었다. 또한 핵무기 확산 억제 등 평화와 환경을 중시해온 점도 그의 한 업적으로 인정됐다. CBS는 "무엇보다도 반 총장이 세계 여러 나라를 기꺼이 순방하며 세계의 지도자들과 직접 대화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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