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추구 '올인'한 외국계은행,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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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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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SC제일은행 고배당·노사불화 등 문제점 노출...금융당국 마찰도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5000억원에 가까운 론스타의 외환은행 고액배당으로 외국계은행에 대한 성토가 뜨겁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국내금융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외국계은행들의 이윤추구가 도를 넘은 상황에서 금융당국과의 마찰도 전망되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 이들 은행들의 일방적인 정책강요가 강성노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은행, 이익추구 급급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고액의 중간배당으로 가져간 금액은 총 4969억원. 이외에도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 후 가져간 돈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금 회수에만 골몰했다는 사실은 통계를 통해 뚜렷히 드러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론스타의 인수 전인 2003년 말 8.7%에서 작년 말 8.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외화 대출 부문도 21.2%에서 17.6%로 감소했다.

외환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86억원으로 작년 4분기에 비해 32.7% 감소했다. 때문에 외환은행의 성장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한 이익추구라는 지적이다.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가 인수한 SC제일은행의 경우 올해 27개 지점을 폐쇄하면서도 영국 본사에는 1000억원의 배당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C제일은행은 ‘메탈론’불법대출 문제도 야기한 바 있다.

또한 스탠다드차타드는 은행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증권사와 저축은행 인수·설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2년간 순이익(7549억원)의 60%인 4500억원을 배당해 ‘먹튀’논란을 일으킨 론스타의 45%보다 높은 배당율을 보였다.

△협의없는 정책, 강성노조만 양성

이 가운데, 외환은행과 SC제일은행의 금융노조가 유독 ‘강성노조’로 자리잡은데는 외국계은행의 일방적인 이익추구가 주효했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론스타가 하나금융과의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하면서 이들 노조와의 두드러진 마찰을 보였다. 앞서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불만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영, 주주중심의 고액배당 등이 노조와 사측간의 깊은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SC제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사의 작년 임단협이 봉합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별 성과급제 도입에 따른 노사 측의 견해차는 이미 양극단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작한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11일 사측은 원활하고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11일부터 파업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일시적으로 392개 영업점 중 43개 점의 운영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은행 노조의 장기 파업은 지난 2004년 6월 옛 한미은행 파업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이들 외국계은행이 금융권의 노사관계의 물을 흐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리차드 힐 은행장 등 경영진의 주장은 한치의 타협도 없는 일방노선”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일방적인 고용,해고가 보편화된 영국과 미국의 노사 마인드가 타협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권 공적기능 철저외면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은 잘못된 개념”이라고 칭하면서 “시중은행 중에서도 외국자본의 주식소유비율이 높은 곳이 상당수”라고 언급했다. 외국계와 토종은행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올초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배드뱅크가 출범할 시 토종은행과 외국계은행의 경계는 분명했다.

PF 부실이 적다는 이유로 외환, SC제일, 씨티, HSB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모두 불참한 것이다.

또한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 5월 24일 발표한 작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연합회 회원은행들은 지난 한해 사회공헌활동에 전년 대비 14.2% 늘어난 5923억원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중 외국계은행은 SC제일은행의 경우 61억원, 외환은행은 41억원, 한국씨티은행은 28억원 등을 내놓아 상대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인색한 면모를 보였다.

이들 외국계은행들에게는 금융권의 발전을 위한 금융당국 정책도 고려대상이 아니다. 론스타 고액배당 전 금융당국이 이를 적극 만류했지만 일말의 고려도 없었다는 이야기는 외국계은행의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멀게는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지난 2009년 금융감독원이 추진한 중소기업 대출양해각서에서 유독 외국계은행의 서명만 빠졌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금융당국‘칼날’향방은?

이에 대해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은 상당히 불편한 심사를 드러내고 있다.

11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주례임원회의에서 43개 SC제일은행 영업점의 운영 중지와 관련, “금융사고나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점검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파업으로 금융소비자가 피해를 보거나 은행의 내부통제 소홀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SC제일은행의 백금(白金) 대출에 관여한 임직원들에 대해 무더기 중징계를 내리고 고객 정보를 불법으로 열람한 직원들에 대해 징계를 추진한 것도 외국계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손보기’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의 경우 올해 초 실시한 정기검사에서 불법대출건이 적발된 것에 대해 중징계가 내릴 것이란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도 6일 열린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SC제일은행 법인과 부행장 2명을 비롯한 임직원 40여명에 대한 무더기 제재를 확정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또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에 대해 배당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거나 장기 투자계획서를 제출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계은행과 ‘불편한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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