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는 시작…中, 태양광·배터리까지 '공급망 무기화'

  • 수출통제 대상 희토류 넘어 중간재·제조장비로 확대

  • 머스크, 中과 태양광 장비 협상에도 '제동'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희토류를 넘어 태양광 장비와 배터리 소재 등 핵심 공급망으로 수출 통제를 확대하며 '공급망 병목'을 새로운 경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희토류를 비롯해 태양광 장비,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수출통제 범위를 넓히면서 공급망 무기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맞선 보복 차원으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WP는 "이후 중국이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미국을 압박해 정치적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미중경제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원사 중 3분의 1 이상이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의 수출 통제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특히 자동차 및 물류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로듐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광과 정제 광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실리콘 웨이퍼, 영구자석, 발광다이오드(LED), 배터리 소재 등 중간재 제조 영역 전반으로 뻗치고 있다"고 전했다.

카빌 불레누아 로디움 그룹 부이사는 WP를 통해 "이러한 수출 통제는 단순히 보복성 조치라기보다는 중국이 자국의 공급망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희토류 외에 중국이 새로운 '병목 지점'으로 삼은 대표 분야가 태양광 제조 장비다. WP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태양광 제조 능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태양광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은 태양전지의 92%, 태양광 패널의 핵심 부품인 웨이퍼의 97%를 생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 내 태양광 공급망을 재건하려면 대부분 중국산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

일론 머스크도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제조능력을 100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올해 초 중국 태양광 장비업체인 쑤저우 맥스웰로부터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협상은 현재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난 3월 중국 당국은 쑤저우 맥스웰에 머스크 측과의 협상을 멈추고 당분간 장비를 팔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취안 베이징 국제경제무역대 교수는 WP에 "태양광 제조장비를 판매하는 것은 마치 다른 나라가 중국을 겨냥할 도구를 직접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며 "중국은 과거 미국이 산업 제조 기술과 자본의 해외 유출을 허용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첨단 기술 수출을 지나치게 통제할 경우 오히려 경쟁국들의 자립을 부추겨 중국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한화큐셀은 지난해 8월 "최근 구축한 공급망은 전 과정이 비(非) 중국산으로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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