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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이날 회사에 편지를 보내 "만일 내가 애플의 CEO로서 더 이상 의무를 다할 수 없고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는 날이 오면 알리겠다고 했듯이, 불행하게도 바로 그날이 왔고, 애플의 CEO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잡스의 건강 문제를 처음 공개한 것은 지난 2004월 1월이다. 당시 애플은 그가 췌장암의 드문 형식으로 신경 내분비계 종양을 겪어 이를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여타 췌장암 환자와는 달리 잡스가 밝힌 병은 빠르게 치료가 이행된다면 높은 생존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당시 잡스가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8년 잡스가 아이폰 제품 출시 소개를 위해 다시 등장했을 때는 눈에 띄게 마른 모습이었으며 이는 건강상의 문제에 대한 공포를 다시 불러 일으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했다.
이듬해 1월 잡스는 이 같은 체중 감소가 호르몬 불균형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얼마 후 잡스는 다시 6개월 간의 병가를 떠났고 간 이식 수술도 받았다. WSJ는 의사들의 말을 인용, 잡스가 겪고 있는 췌장암은 다른 기관으로 전이될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는 잡스가 샌프란시스코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 이어 쿠퍼티노 의회에서 이틀간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기업 의사결정에도 참여하는 등 최근에도 왕성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당장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오히려 지난 1월 병가 이후 주주총회 등에서 꾸준히 CEO 승계안에 대한 논의돼 온 데다 CEO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의사회 의장직을 유지키로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건강과 관계없이 CEO직 승계에 따른 혼란을 줄이려고 적절한 승계 시점을 찾았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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