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 김성환화백 "까세받으려 고바우원화를 선물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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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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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갤러리 9일부터 '다정한 편지전'..유명화가 113명 봉투그림 260통 선봬

고바우 김성환화백이 9일부터 롯데갤러리에서 50여년간 모은 까세, '다정한 편지'전을 연다. 사진=롯데갤러리 제공

(아주경제 박현주기자)'우표 수집가'로도 유명한 시사만화 ‘고바우’ 김성환(79) 화백의 '감동 수집'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명동 롯데갤러리는 롯데백화점 창립 32주년을 기념해 고바우 김성환 화백의 특별한 소장품 '다정한 편지'전을 9일부터 선보인다.

김화백이 50여년간 국내 근현대 유명화가 161명에게 받은 봉투그림, '까세’(cachet) 컬렉션이다.

까세란 프랑스어로 20세기 이전까지 유럽에서 편지를 보낼 때 봉투를 접고 그 접은 곳에 풀 대신 밀랍 파라핀류를 떨어뜨리고 자신이나 자신의 집안 문장이 새겨진 반지(도장)를 찍어서 봉인하는 것을 뜻한다.

천경자화백의 까세.
요즘에 까세는 초일봉피에 우표와 관련된 그림을 봉투 한 모퉁이에 그려 넣는 것을 말한다.

김화백은 까세 컬렉션에 빠져 대폿집에서 술 한잔 사주고 받아오기도 했고, 고바우영감 원화와 바꾸기도 하고, 몇달을 기다리다가 받기도 했다. 작은 편지봉투에 조악한 종이지만 화가들의 손길이 닿으면 어느새 멋진 작품으로 탄생됐다. 

김 화백이 화가들의 봉투 그림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박수근(1914-1965) 화백과의 아쉬운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유화 전시에 박 화백이 찬조출품을 약속할 만큼 절친한 사이였지만 김 화백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주 만나지 못하다가 돌연 박 화백이 작고했다.

친분관계의 증표가 될만한 작은 소품이라도 남아
김창열화백의 까세.
김흥수화백의 까세.
있었으면 좋을 뻔했다는 아쉬움에 초일봉피에 노화백들의 그림을 받아두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방대한 컬렉션이 됐다.

이번 전시에는 50년간 모은 550여통의 봉투그림중 작가 113명의 작품 260여통을 골라 전시한다. 김 화백과 인연을 끈으로 탄생된 까세는 화가들의 독특한 개성과 정이 넘친다.

천경자, 장욱진, 김창열, 김기창, 김흥수, 문신, 남관 등 원로들과 김종학, 이왈종, 이종상, 황주리 등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아우른다.

만화가 박수동, 신문수, 허영만, 김도원과 영화감독 임권택, 디자이너 김교만, 김현(호 돌이)도 컬렉션에 기여했다.

수집이란 목표를 위해선 자존심을 버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까세 수집을 통해 김화백은 "가장 어렵게 모은 수집품이야말로 가장 오랜 사랑을 받는다는 이치를 깨달았다"고 했다.

"울적하거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이 수집품을 펼치고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한결 시름이 사라집니다.‘이걸 그릴때 이 작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지요.” 전시는 24일까지. (02)726-4428.
고바우 김성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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