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주택정책 긴급 점검-上> 르포/임대주택 8만호 해결방안 역세권시프트 현장을 가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1-02 15: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역세권시프트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서울 신대방 1동 일대 전경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대한민국의 수도에 박원순 호(號)가 닻을 올려 두달째 순항하고 있다. 시민들은 박 시장의 공약 중 제일 먼저 주택관련 공약을 실천해 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한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주경제는 박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등 서울시 주택정책에 대해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집중 점검한다. 특히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역세권 시프트(장기전세주택)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역세권 시프트는 재개발지역의 용적률을 대폭 높여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시프트로 지어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고, 조합이나 시공사 입장에서도 늘어나는 용적률의 절반 만큼을 분양아파트로 지을수 있기 때문에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다.

◆ 1호 역세권 시프트(?) 신대방역

소방도로 없이 계단만으로 이어져 있는 신대방1동 일대 주택가 전경
18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작구 지하철 2호선 신대방 역세권 지역을 찾았다. 업계에선 2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 기준에도 적합하고, 반대세력도 적어 신대방 지역이 '역세권 시프트 1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 주변 상가를 지나 신대방1동 주택가로 들어서자 낡은 다세대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특히 산을 깎아 조성된듯 높은 계단이 줄줄이 이어졌다. 막다른 골목도 더러 보였다.

이곳 제일공인중개사무소 전종명 대표는 "이 지역은 재개발이 절실하다”며 “길이 좁아 소방차 진입도 어렵고, 높은 곳에서 집수리라도 하려치면 인부들이 자재 등을 모두 지어 날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주택 노후도는 역세권 시프트 조건인 50%를 넘어 60.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은 지적공부상 경계·면적과 실제가 맞지 않은 불부합지로 주택 개보수나 재산권 행사가 제한돼 있어 주민의 불편이 클 뿐만아니라 구청에서도 재개발 의욕이 큰 곳이다.

역세권 시프트사업 1호 지역으로 거론되면서 시세도 조금 올랐다. 단독주택의 경우 올초 3.3㎡당 1100만~1200만원에서 최근 1300만~1400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매입 문의도 늘었지만 물건이 극히 드물어 거래는 막혀있다.

또다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역세권 시프트 지역으로는 최적의 입지”라고 말했다. 오는 2018년 수도권 전철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신대방역과 함께 더블역세권이 된다. 대림성모병원, 보라매시립병원 등 편의사설과 대림중, 문창초, 수도여고 등 교육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보라매 공원도 가까워 주거환경도 쾌적하다는게 중개사의 설명이다.

이 일대는 벌써 재개발 기대감에 '지분쪼개기'가 성행하고 있다. 골목마다 1~2곳의 공사현장이 발견됐으며, 대부분 지분쪼개기를 위한 공사라는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분석이다.

◆ 주민 반대 해결 위한 해법 절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동작구는 지난달 9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으며, 현재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찬반 등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찬성보다 반대가 많다”며 “세 받아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누가 10년이나 걸리는 재개발사업을 찬성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지역 40년 토박이라는 또다른 주민은 “노인과 중국 교포, 생활보호 대상자 등 돈 없는 사람들이 많은 이 동네에서 누가 추가 분담금까지 내면서 재개발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박 시장이 앞으로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옷가게를 하는 한 주민도 “2007년에 재개발이 추진됐다가 잠잠해졌다"면서 "이는 이곳 토지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이 지역은 비교적 다른 역세권시프트 추진 지역보다 반대자가 적은편"이라며 "현재 계획안에 포함된 구역도 상가 밀집지역은 대부분 제외돼 있다"고 설명했다.

역세권 시프트 개념도 (자료: 서울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