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vs정용진vs정지선… 유통 2세들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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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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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세 경영자들 곳곳에서 충돌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도전적인 신동빈·치밀한 정용진·안정적인 정지선.

유통업체 2세 경영자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롯데를 비롯한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소위 빅3 유통업체들은 최근 몇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세대 교체를 이뤄왔다. 금융위기를 겪긴 했지만 1세대들의 업적이 있었기에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입장이 달라졌다. 총선과 대선이 겹친 데다 경기 전망도 불확실해 2세 경영자들의 능력이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그룹 2~3세 경영자들은 올해 불확실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채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 매출신장률 전망치는 9.9%다. 소비심리 위축과 총선·대선을 앞둔 규제 강화로 전년 추정치인 11.1%보다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대형마트도 지난 하반기부터 금융위기와 물가상승이 지속돼 올해는 한자릿수로 떨어진 7.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2~3세 경영자들은 앞다퉈 ‘공격 경영’을 선포했다.

◆ 위기일수록 공격 경영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업계 맏형 격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4조6000억원)보다 46% 늘어난 6조7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3조3000억원을 유통부문에 투자할 방침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회의에서 “불황기에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현금을 확보해 준비된 경영을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기존 성공에 안주하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공격 경영을 강조했다. 실제로 신세계는 올해 경기전망 악화 우려 속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인 1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채용 규모도 8000명 수준으로 늘렸다.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여왔던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도 올해는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최근 “단기적 관점에서 방어적인 조치만 취한다면 핵심 사업경쟁력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며 “상시 위기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업체 2~3세들이 저마다 공격 경영을 선포하면서 점포 확장, 인수합병, 마케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했다.


◆ 복합쇼핑몰에 올인하는 2세들

유통업계 2~3세들은 대형 복합쇼핑몰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최우선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은 복합쇼핑몰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작년 말 문을 연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이어 2013년 수원역과 2015년 송도 국제도시에 복합쇼핑몰을 잇따라 오픈한다.

정용진 부회장도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올해 복합쇼핑몰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는 오는 4월 초대형 복합쇼핑센터 의정부점 문을 열 계획이다. 이어 2015년 오픈 예정인 하남·대전·동대구·인천 청라지구 등의 복합쇼핑몰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이다.

백화점 사업에만 집중했던 정지선 회장도 2015년까지 서울 양재와 경기도 광교, 판교, 안산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신동빈 vs 정용진… 정지선 곁눈질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경쟁은 온라인 쇼핑몰과 아울렛 사업에서도 이어진다.

신 회장은 최근 롯데마트몰을 리뉴얼하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마트몰 매출을 2015년까지 4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용진 부회장도 맞불 작전을 펼쳤다. 2015년까지 온라인 쇼핑몰 매출 2조원을 달성, 국내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에서도 롯데는 작년 말 문을 연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 이어 올해 부여점과 청주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에 뒤질세라 신세계도 2013년 개점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아울렛 부산점 착공에 들어간다. 반면 정지선 회장은 유통뿐 아니라 미디어와 식품 등 다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2년은 유통업체들이 2~3세로 경영권이 승계된 이후 처음 맞는 정치적 변화의 시기”라며 “유통업계는 정치적 마찰이 적은 신사업 성과가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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