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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US오픈에서 통한의 투 터치를 한 대만의 첸체충. [USGA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깊은 러프에서 샷을 하거나 벙커샷을 할 때, 그린을 갓 벗어난 지점에서 퍼터로 치거나 그린에서 짧은 내리막 퍼트를 할 때 한 스트로크에 클럽헤드가 볼을 두 번 이상 맞힐 경우가 있다. 흔히 ‘투 터치’(두번 치기)라고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그 스트로크를 1타로 하고 1벌타를 추가하여 합계 2타로 해야 한다. 예컨대 파4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러프에 빠졌다. 세 번째 샷을 하다가 그만 볼이 클럽헤드에 두 번 맞았다. 이 때 1벌타를 더해 4타째를 한 것이 되고, 다음 샷은 5타째가 된다.
두번 치기를 하면 1벌타가 가산되지만, 볼은 멈춘 자리에서 치면 된다. 또 한 스트로크에 세 번, 네 번 클럽헤드가 볼을 친 경우에도 두 번 칠 때처럼 1벌타만 가산된다. 한 스트로크에 두 번 이상 치는 일은 아마추어뿐 아니라, 프로들한테서도 가끔 발견된다.
대만의 첸체충은 1985년 US오픈 최종일 러프에서 칩샷을 하다가 두 번 치기를 하는 바람에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타이틀을 놓쳤다. 투 터치를 얘기할 때마다 거론되는, 유명한 해프닝이다. 최근 사례도 많다.
2006년 US여자오픈 3라운드 18번홀. 장 정이 깊은 러프에서 웨지샷을 했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동반 플레이어가 투 터치를 한 듯하다고 말했다. 장 정 본인은 아니라고 우겼다. 결국 경기위원에게 갔고, 위원회에서는 장 정이 스코어 카드를 내기 전에 녹화 테입을 돌려보았다. 위원회에서는 장 정이 투 터치를 한 것으로 인정, 1벌타를 부과했다. 그 탓인지, 장 정은 4라운드에서 9오버파로 부진, 공동 28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2007년 유러피언투어 도이체방크 플레이어스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발생한 일. 당시 남자골프 세계랭킹 9위였던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스코어 카드란의 17번홀(파5) 스코어를 공백으로 제출해 실격당했다. 그 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없었다. 스텐손은 그 홀에서 투 터치를 한데다, 퍼트수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엉망진창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말았다. 그래서 자포자기한 나머지 스코어를 계산하지 않고 스코어 카드를 공란으로 제출한 것. 세계 톱랭커도 투 터치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06년 USPGA챔피언십 1라운드 15번홀(파4)에서 일. 라이더컵 미국팀 단장을 지낸 베테랑 톰 레이먼이 그린 주변 러프에서 웨지로 칩샷을 했는데 볼은 조금 전진하는데 그쳤다. 임팩트 소리도 평소와 달리 이상했다. 동반 플레이어에게 얘기한 뒤 나중에 녹화 테입을 본 결과 투 터치로 확인돼 1벌타를 받았다. <골프규칙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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