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기자의 투어스토리> 하나투어 페어프라이스, 실효성 있나?

(아주경제 강경록 기자) “페어프라이스 삼진아웃제 실시가 전판점들의 가격 덤핑과 고객 빼앗기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울 강남구에서 하나투어 전문판매점(이하 전판점)을 운영하고 있는 H 사장은 하나투어가 이달부터 실시하는 페어프라이스 삼진아웃제에 대해 이렇게 불평을 털어놓았다. 그는 “그동안 본사가 카드사 제휴나 B2B 등을 통해 여행상품 판매가의 형평성을 스스로 무너뜨려왔다”며 “삼진아웃제가 가장 먼저 적용돼야 할 대상은 바로 본사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하나투어는 페어프라이스 제도 정착을 위해 3월부터 삼진아웃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페어프라이스’란 고객이 하나투어 여행 상품을 전국 어느 소매여행사에서 구매하더라도 동일한 가격과 혜택이 제공되도록 하는 건전 판매 문화 조성 캠페인이다. 이번 캠페인이 활성화되면 소비자는 기존처럼 눈속임 할인에 현혹되거나 여행가격을 일일이 비교하는 수고를 덜게 될 것으로 하나투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투어는 전국의 대리점 판매가격을 꾸준히 점검해 평균을 산정하고 판매가가 현저하게 낮은 대리점에는 구두 경고와 2차 경고에 이어 거래 중지까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 제도의 실효성 여부다.

예컨대 A라는 고객이 H 전판점에서 100만원짜리 일본 여행상품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A 고객은 H 전판점이 아닌, Y 전판점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했다. Y 전판점은 A 고객이 선택한 100만원짜리 상품을 팔고 전판점 판매수수료 분에서 5만원을 되돌려주기로 구두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H 전판점은 Y 전판점의 ‘고객 빼앗기’에 당한 것이다. H 전판점은 본사에 Y 전판점을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진실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정직한 전판점들만 손해를 보는 셈이다.

전판점 점주들은 “간혹 본사의 암행에 걸려 시범 케이스로 제재를 받을 수도 있을지언정 이를 뿌리뽑기는 힘들것”이라며 “매월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전판점에 대해 본사가 삼진아웃제를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나투어 본사에 대한 전판점들의 불신은 뿌리깊다. 이 제도가 정착되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하나투어는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것보다, 각 전판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그들이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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