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서 수주한 선박 中 자금 최초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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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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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김병용 기자) 국내 조선사에 지불할 선박 건조대금 마련을 위한 신디케이션(차관단)에 중국계 은행들이 처음으로 거액을 지원키로 했다.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자금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의 공조체제가 구축되는 양상이다.

4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7억 달러 규모의 '세미리그(반잠수식 시추선)' 선박 건조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주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박을 구입키로 한 선주는 멕시코 석유업체인 그루포알(Grupo R)로, 수출입은행과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국내외 은행들이 신디케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중국 건설은행과 교통은행이 거액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이 세계 조선산업 1~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계 은행들이 국내 조선사 지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조선사나 해운사가 선박금융을 조성할 때 중국계 자금이 수백만 달러 규모로 소액 참여를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사례처럼 거액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지원액은 공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박대금 7억 달러 중 1억5000만 달러는 대우조선 측에 입금됐으며, 현재 잔금 5억5000만 달러 조성작업이 한창이다. 해당 선박은 5월 중 선주에게 인도된다.

이번 중국계 은행의 신디케이션 참여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근 해외 프로젝트 시장은 전체 수주량의 80%가량이 5억 달러 이상일 정도로 프로젝트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의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자금 유치가 필수적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의 여파로 서구 금융권의 유동성 부족현상이 심각한 만큼 자금여력을 갖춘 중국과 일본 금융기관과의 공조가 중요해졌다.

중국계 은행들도 해외 프로젝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은 공상·건설·중국·농업·교통은행 등 중국 내 5대 은행과 지난 2월 정례협의체를 구성하고 선박과 플랜트, 인수·합병(M&A)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서 발주처에서 금융조달계획이 수립된 후에야 실제 발주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자금조달 통로를 확보해야 해외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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