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 박사의 마지막…“영결식을 축복 시간으로 여기길”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시각장애인 출신으로 백악관 국가장애위 차관보를 역임한 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별세한 강영우 박사의 영결식이 4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센터빌 한인 중앙장로교회에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부인 석은옥 여사와 두 아들 진석(39.폴 강) 안과전문의, 진영(35.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선임법률고문 등 유가족과 추모객 5백여 명이 참석해 추도 예배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윤순구 워싱턴 총영사가 대독한 조전에서 “고인은 개인적 역경을 극복하고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한 고인의 숭고한 신념과 헌신은 전세계 사람들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 박사를 백악관 국가장애위 차관보에 발탁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조전을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법무장관을 지낸 딕 손버그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조사를 바쳤다. 손버그 전 주지사는 연방검사장 시절인 지난 1975년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날 ‘맹인’ 유학생 강영우를 차에 태워준 것을 인연으로 36년 간 우정을 쌓아 왔다.

고인약력 순서를 진행한 차남 진영씨는 “작년말 아버지가 암판정을 받았을 때 아버지는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즉시 재산을 정리한 뒤 온 세상의 평화증진을 위해 로터리 클럽에서 장학재단을 시작했고, 2월말까지 살 수 있다는 판정을 받자 즉시 2011년 연방, 주 세금신고를 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오늘의 추도 예배와 이 시간의 모든 순서를 직접 계획했다”며 “오늘 저녁 이 시간을 슬퍼하지 말고 오히려 축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랬다”고 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남긴 편지글이 낭독되자 부인 석은옥 여사와 두 아들은 숙연한 표정을 지었지만, 강 박사의 삶을 돌아보는 조사에서 유머를 섞는가 하면 추모객들을 미소로 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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