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몰카사건' 제주도가 놀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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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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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마전 양상..카지노산업 전반에 불똥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제주도가 추진중인 내국인 카지노 법안이 강원랜드의 '몰래카메라' 사건이라는 뜻밖의 암초에 부딫혀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몰래카메라 사기도박 사건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강원랜드의 집행임원 9명이 사표를 냈다. 이에 따라 이번 강원랜드 사건이 복마전으로 치달으면서 불똥이 카지노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조짐이다.

강원랜드 임원들이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는 2000년 개장 이래 처음이다. 강원랜드가 그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은 이번 사건의 정확한 규명과 함께 감시부서의 독립·외부 전문가 영입 등 카지노 운영에 관한 강도높은 쇄신책을 내놓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임시 휴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도 직원 2명을 구속하고 공범인 외부세력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복마전의 실상을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일 뿐 근원적인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안팎의 중론이다.

강원랜드는 그동안 직원 횡령, 성희롱 등 비리가 쉬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해 3월에는 모니터실 직원이 공모해 3억원을 횡령하다 붙잡혔고, 2009년과 2010년엔 각각 80억과 34억원의 거액을 빼돌린 직원도 있었다. 임원들의 도덕적해이 사례도 계속해서 늘어 국정감사때마다 의원들의 단골 표적이 돼왔다.

강원랜드를 관리·감독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임원 몇명 교체한다고 카지노 비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직원 교육의 질을 높이고 카지노 객장내 폐쇄회로(CC)TV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 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카지노 특별법을 추진해왔던 제주도는 강원랜드라는 뜻밖의 유탄을 맞고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제주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관광산업의 메가 트렌드를 따라가자는 것이다. 내국인 전용 카지노가 도입되면 연간 1조원의 국부가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강원랜드 사건으로 다시 또 원점에서 재시작해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광협회는 카지노 산업의 순기능을 내세워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마련하고 시민단체를 설득하는 한편, 암암리에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공론화해 왔다. 또 '제토카'라는 내국인 카지노 이름까지 지어 놓고 정부를 상대로 끈질긴 '구애 작전'을 펼쳐왔다.

제주도는 당장은 아니라도 세계무역기구(WTO)의 압력에 따라 정부가 몇 년 안에 카지노 내국인 출입을 전면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의 이 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정부는 아직까지 요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소한 이번 정권에서는 카지노에 대한 제주도의 '짝사랑'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제주가 북치고 장구치는 격”이라며“(내국인 카지노 관련) 검토조차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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