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浙江)공상대학 교수인 왕잉(王瑩)은 신경보에 기고를 통해 중국은 현재 유동성과잉의 상황에 처해 있으며 유동성이 더 풀리면 경제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왕잉의 의견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난팡(南方)펀드의 수석경제학자인 양더룽(楊德龍) 역시 "유동성을 더이상 풀면은 새로운 경제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웨이보를 통해 주장했다. 이밖에도 다수의 학자들이 신중한 통화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이들은 소장파 학자들로 중국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중시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외국 유학파들로 강연이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등을 통해 여론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들은 우선 중국의 총통화(M2)가 GDP 대비 2배가량이라는 점을 위험요소로 지적한다. 중국의 총통화는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동안 무려 6배 증가했다. 비록 GDP 역시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통화증가속도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 14조달러규모의 통화량에 7조달러규모의 GDP수준을 보였다. 반면 미국은 8조3000억달러의 총통화로 14조2000억달러수준의 GDP를 창출해 내고 있다. EU 역시 11조달러의 총통화로 18조달러의 GDP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의 GDP 대비 총통화양은 미국, 유럽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인민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올 5월까지의 대출액은 1조1400억위안이며, 이 중 위안화 대출은 7932억위안이 풀려 전년대비 2416억위안만큼 증가했다. 총통화 잔액은 사상 최초로 90조위안을 돌파했으며 전년대비 13.2% 증가했다.
이같은 통화량증가세은 중국의 폐쇄적인 외환시장에 근거하고 있다. 지속적인 무역흑자로 인해 달러가 유입되지만, 이 달러는 대부분 중앙은행으로 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가 대규모로 시장에 풀려나간다. 이 밖에도 은행의 대출규모가 늘어나면서 총통화가 급격히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약 10조위안에 달하는 대출금이 시장에 풀렸다. 증가세로 이어졌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 경기부양을 위해 10조위안에 달하는 대출이 풀렸다.
교수들은 2008년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았음에도 안정세를 보인 것은 총통화가 GDP 이내로 관리돼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총통화가 GDP의 2배가량인 나라에서 위기가 발생한다면 침체기가 장기화된다는 것. 이들은 일본과 그리스, 이탈리아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왕잉교수는 "2008년 이후 유동성 범람이 몰고 온 인플레이션이 겨우 잡힌 상황이지만 아직도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은 제어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미국, 유럽, 일본이 완화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로 화폐가 방출되면 거시경제 안정성에 충격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나 지준율인하를 구사할 정책여지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부양정책과 투자주도의 경제성장은 총통화를 급격히 늘릴 수 밖에 없으며, 이 밖에도 환경오염 심화, 소득격차 증대, 공급과잉현상 악화, 부동산 버블 확대 등의 부작용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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