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근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둔화되는 듯 보였으나 글로벌 불확실성이 재차 불거지자 현물을 비롯한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주말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계약수는 1만6704계약, 2조646억원에 달하는 거래대금으로 지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전후로 외국인들의 선물 환매수가 있어 만기일에 양호한 상태로 끝날 수 있었으나 다시금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01포인트(1.19%) 내린 1825.38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만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날 개인은 546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며 기관은 1390억원어치 사들였으나 외국인이 549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200선물도 외국인은 2981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신규 매도는 현물, 옵션 등 모두 방향이 같아 차익거래는 불가능하며 지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기 또는 헤지 거래일 가능성 높다"며 "이번 주 초에 비차익 프로그램(PR) 순매도가 뒤따르지 않고 선물 환매가 시작되면 투기,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도가 뒤따르면서 환매가 동반되거나 추가 신규매도가 동반되면 헤지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전자의 경우 지수가 반등할 수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 추가 하락할 수 있으므로 섣불리 선물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 속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과거 외국인 대량 순매도 후 지수가 반등한 것은 드물고 대부분 추가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며 과거 사례상 향후 2주 정도의 외국인 선물 스탠스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외국인 선물매도가 향후 불안요인이 되거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순매도 수량이 많아졌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향후 지수 방향성에 부정적인 상황이 도래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는 가깝게 있었던 4번의 사례에서 전부 시차를 두고 지수 급등이 뒤따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의 선물매도의 경우 누적규모가 크지 않고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의 현물 매도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대부분의 현물매도가 반도체 비중을 축소하고 소재, 산업재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의 매도였다"며 "특히 그동안 반도체 비중이 역사적 수준에서 보면 높은 수준에서 있었기 때문에 반도체 비중 축소 추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에 외국인 수급의 수혜 업종이 될 수 있는 화학과 조선, 건설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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