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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처럼 스윙자세를 취한 후 장애물에 걸리면 구제받을 수 있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오른손잡이 골퍼가 그린을 향해 볼을 치려고 하는데 나무가 방해가 되어 스윙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레이업하기로 마음먹고 왼손으로 스윙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왼손잡이처럼 어드레스하다 보니) 카트도로가 걸린다.
이 경우 구제받을 수 있는가. 그렇다.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인 카트도로로부터 구제받고 드롭한 뒤 다음 플레이를 속개하면 된다.
드롭하고 보니 오른손잡이처럼 스윙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오른손잡이 식으로 스윙해도 무방하다. ‘골프는 상상력의 게임’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2006년 9월 한국프로골프 신한동해오픈은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에서 열렸다. 당시 테드 오(오태근)의 ‘재치있는 플레이’가 주목받았다.
초청선수 예스퍼 파니빅(스웨덴)과 함께 플레이한 테드 오는 18번홀(파4) 티샷이 왼편 카트도로(움직일 수 없는 인공 장애물)를 넘어 언덕까지 올라갔다. 볼이 나무 옆에 멈춰 제대로 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발끝 내리막’의 고약한 라이였다.
그런데 테드 오는 오른손 스윙이 나무 때문에 불가능하자 왼손으로 스윙해 볼을 탈출시킬 궁리를 했고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카트도로가 발에 걸렸다. 테드 오는 마커인 파니빅에게 “스탠스에 장애물이 걸리므로 드롭하겠다”고 말했고 파니빅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경기위원에게 물어보라”고 응답했다.
테드 오는 경기위원에게 말해 결국 구제받아 드롭을 했다. 그러고 나서 보니 이번에는 오른손으로 그린을 향해 샷을 할 수 있는 라이로 변했다. 테드 오는 그 곳에서 오른손잡이 식으로 스윙, 볼을 그린에 올려 파를 기록했다. 규칙 해석에 재치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골프규칙 24-2b 예외, 재정 24-2b/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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