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은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월보다 0.25%포인트 내린 연3.0%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3.0%에서 6월 3.25%로 오른 뒤 제자리를 유지하다 무려 13개월 만에 전격 인하된 것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 총재는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내린 선제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갭이 당분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시에는 신중하기 마련이지만 인하할 때는 빨리 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은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해결과 물가 안정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올해 성장률은 0.02%포인트, 내년에는 0.09%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며 "가계대출의 95%가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부채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물가와 관련해 김 총재는 "올해는 물가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0.03%포인트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정책공조와 관련한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각 국가들이 통화정책을 서로 협의하지는 않지만 한 국가의 금리 수준이 다른 국가의 금리 변화와 무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 중국, 브라질 등의 금리 인하가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날 증시에서는 옵션만기일과 맞물린 외국인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지난달 4일 이후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8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41포인트(2.24%) 떨어진 1785.38로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5809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각각 2428억원, 133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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