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에 현대상선이 전일 제출한 계열사와 상품ㆍ용역거래 내역을 보면 이 회사는 오는 2013년 1ㆍ2ㆍ3ㆍ4분기 각각 90억원, 110억원, 105억원, 90억원씩 모두 395억원 상당 전산용역을 정보기술(IT)업체 현대U&I에 맡길 계획이다. 이에 비해 2011년치 동일 용역액은 220억원이다.
현대U&I는 2011년 7월 경영컨설팅업체 현대글로벌에서 분할돼 새로 만든 회사다. 현대글로벌ㆍ현대U&I 지분 구조를 보면 총수 일가가 2곳 모두 동일하게 67.10%씩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은 기업분할 이전인 2010년 현대상선ㆍ현대증권ㆍ현대엘리베이터 3곳으로부터 587억원어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해 회사를 분할한 2011년 현대글로벌ㆍ현대U&I 2곳이 현대그룹 3개 상장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739억원으로 1년 만에 150억원 이상이 증가했다.
현대그룹 상장사 3곳이 총수 측 회사를 상대로 비용을 늘리는 데 비해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1년 41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9월에도 적자 규모가 3000억원에 맞먹었다. 현대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현대증권도 마찬가지다. 3월 결산인 이 증권사는 2012회계연도를 개시한 앞서 4월부터 9월까지 영업이익이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1177억원보다 80% 넘게 감소했다.
현대엘리베이터만 올해 들어 9월까지 영업이익이 339억원으로 2011년 같은 때보다 220억원 넘게 늘었으나 이 회사 수익보다 현대상선ㆍ현대증권 쪽 손실이 상대적으로 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현대U&Iㆍ현대글로벌을 통해 사재를 늘려 지배력 강화나 경영 승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전망"이라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범현대가와 현대상선을 둘러싼 지분 분쟁 또한 되풀이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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