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합병 공시가 터저나올 때마다 시장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 상승세 요인으로 작용했던 사례를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CJ GLS와 합병을 결정한 CJ대한통운을 두고 3대 신용평가사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합병 후 CJ대한통운 재무부담이 다소 우려스럽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문제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려의 목소리를 낸 두 신평사는 지난 2011년말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하며 CJ GLS가 마련한 4400억원 차입금을 주목하고 있다. 이 금액이 상환되지 않아 차입금이 대한통운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하고 있는 근거다. 반면 한신평은 CJ대한통운의 재무안정성이 높아 CJ GLS 차입금이 이전되도 영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동양증권은 CJ대한통운 합병 후 부채비율은 62%에서 84%로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하고 부채총계는 1조4411억원에서 2조4992억원으로 50% 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증권사 연구원들은 합병 후 CJ대한통운 적정주가 설정에도 애를 먹고 있다. CJ대한통운 합병 후 CJ GLS가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 주식에 반영된 영업권 약 4000억원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합병하며 CJ GLS에 459만여주 자사주를 내줬는데 이 자사주에는 영업권이 없었다. 하지만 CJ GLS는 지난 2011년 11월 458만주 가량의 대한통운 주식을 갖고 있었고 장부가에 4000억원을 잡아뒀다.
A 증권사 연구원은 “똑같은 CJ대한통운 주식이니 1대 1로 가치를 보는 게 주식투자 입장에서 맞는데 영업권이 붙어 같은 주식인데도 가치가 차이가 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 증권사 연구원은 “CJ대한통운 목표주가는 영업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라며 “만일 영업권을 제외하면 합병 후 목표주가는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데 영업권을 반영하면 목표주가는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1월 LG데이콤, LG파워콤을 흡수합병한 LG유플러스는 올해 실질적인 합병 효과를 누릴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0년 영업이익 6525억원, 2011년 2837억원을 거뒀으며 지난해는 1300억원대로 시장에서 추정되고 있다. 합병에 따른 염가매수차익과 이에 대한 무형자산 상각의 반영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합병전 3사 단순 평균인 6300억원(2005~2009년)에 크게 못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LG유플러스 영업이익 예상치는 5700억~5800억원대로 급증한다. 합병에 따른 비용이 지난해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롱텀에볼루션(LTE) 조기 상용화에 따른 투자비 증가와 LTE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과열로 인해 지난해는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올해는 합병 관련 회계적인 이슈가 종료되고, LTE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면서 합병 전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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