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브리핑을 통해 “개별 공약들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분석·진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17일 정부 업무보고가 종료되는 대로 대선공약 이행계획을 포함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고 국정비전과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그동안 인수위는 실현가능성과 재원대책 등 철저한 검토 과정을 거쳐 대선 공약을 마련했기에 100% 이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정부 업무보고 도중 박 당선인의 복지 재원이 예상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공약은 ‘폐기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연금, 의료, 빈곤구제 등 복지공약을 위해 5년간 28조3000억원이 필요하다고 공약집에 담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연금과 의료 분야에만 5년간 50조원이 들 수 있다고 추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의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것도 인수위로서는 부담이다.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도 정부 업무보고를 토대로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따져 공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재원이 필요한 공약의 경우 정부가 제출한 공약 이행계획을 면밀히 따져 전체적인 재원 소요계획을 집계한 뒤 공약별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할 경우 일부 공약을 수정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박 당선인의 306개 공약 중 재정이 수반되는 252개 공약에 대한 재원 확보 대책을 이달 안에 마련키로 한 만큼 기재부의 집계작업이 완료되면 공약 이행 로드맵 작성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인수위는 정부 업무보고 이후 진행될 현장방문과 전문가 정책간담회에서도 국정과제 수립에 필요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윤 대변인은 “공약 수정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종합적으로 보자는 것”이라며 공약 분석·진단 착수가 수정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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