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中시인, 프랑스서 ‘지옥 같은’ 수감 회고록 발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1-19 20: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중국의 반체제 망명 시인 랴오이우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의 ‘지옥 같은’ 중국 수감 생활을 회고한 책 '한 노래와 백 노래를 위해(For a Song and a Hundred Songs)'를 발간했다.

랴오 시인은 독일어판과 대만어판에 이어 발간된 불어판 책에서 톈안먼 사태의 희생자를 애도한 자작시 때문에 1990년부터 4년 동안 옥살이를 했던 경험을 생생히 다뤘다.

650쪽 분량의 이 회고록은 특히 중국 교도소 내 삶에 대한 보기 드문 묘사가 눈에 띈다.

랴오 시인은 자신이 중국 교도소에 처음 들어설 때 다른 수감자들이 그를 발가벗겼고 이어 젓가락으로 성폭행했다.

그는 “모든 사람 앞에 나체로 단지 6, 7분 동안 서 있었는데도 자존감을 깡그리 잃어버린 것처럼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살인범, 사형 대기수들과 얼굴을 부대끼고 살면서 고문과 성학대를 당했다.

그는 1994년 출소한 뒤 교도소에서 만났던 이른바 '사회의 변두리 인생들'에 관한 집필을 시도했으나 기억을 애써 되살려 썼던 육필 원고들을 공안에 두 번이나 강탈당하기도 했다.

그는 “지옥 같은 감옥 생활보다 더 두려운 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에 필사적으로 집필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이 회고록을 해외에서 출간할 경우 최소 10년 더 형을 살 것이라는 협박을 당국에 받았다.

그러나 독일과 대만 출판업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염려한 나머지 회고록 출간을 세 번이나 미루자 그는 지난 2011년 베트남 국경을 거쳐 중국을 탈출했다.

그는 탈출 당시 정황과 관련, “마피아를 이용했다. 중국은 매우 부패한 사회라서, 나에게도 단 한번 부패가 유용했다”고만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독일출판인협회가 주는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중국을 '손에 피가 묻은, 비인간적 제국'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