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경매시장 왜 이래?”…응찰자·낙찰가율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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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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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시장 위축에 토지 경매도 ‘찬밥’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토지 경매시장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부동산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로 토지 경매의 입찰경쟁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시장에 나온 토지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65.1%다. 2007년 84.8%로 정점을 찍은 후 역대 최저치다.

이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전국 토지 낙찰가율은 62.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낙찰가뿐 아니라 거래량을 의미하는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의 비율)도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경매 응찰자 수도 물건당 평균 2.2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과 응찰자가 줄어 1월 낙찰률은 26.2%,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당 2명에 불과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토지 경매도 매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저가 낙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의정부법원 고양지원에서 낙찰된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소재 도로(68.7㎡)는 감정가 3845만원이었으나 3차례 유찰 끝에 1359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35%.

이 토지는 2007년에 경매에 나와 감정가(3433만원)을 웃도는 41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6년 새 부동산시장이 급랭하면서 같은 토지의 신세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충남 공주시 문금리의 토지(면적 655㎡) 물건은 감정가가 1703만원이었지만 4번이나 유찰되면서 지난 14일 감정가 대비 24% 수준인 408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 역시 지난 2007년에는 감정가는 982만원에 낙찰가는 716만원이었다.

감정가는 721만원 올랐지만 낙찰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 전문 평가기관에서는 값이 오른 것으로 파악했지만 실제 수요자는 헐값을 매긴 셈이다.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구래리 면적 251㎡의 공장용지는 지난해 9월 감정가 4769만원의 26.1%인 1245만원에 낙찰됐다. 4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1145만원까지 떨어졌고 2명이 응찰하는 데 그쳤다.

이 토지는 2005년 6월 감정가 4267만원에 경매장에 나와 8명이 응찰하며 감정가의 59%인 2519만원에 낙찰 된 바 있다. 이 토지 역시 8년 전에 비해 감정가는 500여만원 올랐지만 낙찰가는 반토막났다.

이처럼 감정가는 올랐는데 실제 매각되는 낙찰가가 떨어지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감정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최근 몇년간 부동산 감정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어 실제 물건의 가치에 비해 감정가가 높은 추세"라며 "개발 호재가 별로 없어서 땅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는데 감정가는 높아지다보니 낙찰가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경매 토지는 낙찰받게 되면 토지거래허가가 면제되고 토목공사·진입로 개설·용도변경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낮은 낙찰가율만 보고 섣불리 투자해서는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토지는 시세 파악이 어렵고 각종 법규 및 개발 규제가 까다로운 데다 대출과 환금성이 쉽지 않은 만큼 충분한 시간과 함께 여유 자금을 갖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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