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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DNA를 찾아라> 포스코, 바닥서 1등 철강사 일군 저력으로 글로벌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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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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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나의 보고서는 틀리지 않았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쓸 것이다. 다만 박태준 회장이 상식을 초월하는(Beyond common sense) 일을 했을 뿐이다."

1986년 4월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런던에서 세계철강협회(IISI) 총회를 마친 뒤, 자페 전 세계은행 심사관을 만나 "지금도 당신의 보고서가 옳다고 믿느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이같이 답했다.

1968년 자페 전 심사관의 "한국의 제철소는 경제성이 의심된다"는 보고서로 인해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의 차관 도입이 무산된 지 18년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철의 사나이'로 불리는 박 명예회장이 이룬 이른바 '맨땅에서 이뤄진 세계 1위 철강기업 신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다.

박정희 전 대통령(가운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김학렬 부총리가 포항제철 착공식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철의 사나이' 박태준 "실패하면 영일만에 빠져 죽을 각오로 일하라"

세계 1위 철강기업으로 올라선 포스코의 탄생 과정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1958년 자유당 시절부터 다섯 차례에 걸친 제철소 건설이 시도됐지만 부족한 자금과 혼란스러운 정국 등의 이유로 모두 무산됐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취임 뒤, 1968년 당시 텅스텐 수출업체인 대한중석 사장이었던 박 명예회장을 앞세워 '포항종합제철 주식회사'를 출범시켰다.

박 명예회장은 앞서 언급했던 KISA의 차관 도입 무산에도 일본으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제철소 건설자금으로 전용하는 우여곡절 끝에 1970년 첫 일관제철소 착공에 들어갔다.

당시 "조상의 혈세로 짓는 이 제철소가 실패하면 우향우 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는 박 명예회장의 '우향우 정신'은 현 포스코 기업문화의 근간이 됐다.

1973년 1기 용광로 건설이 시작된 지 3년 2개월 만에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를 준공한 포스코는 이후 1981년 850만t 규모의 4기 용광로가 준공될 때까지 기마다 공기를 단축하는 역사를 써내려갔다.

특히 박 명예회장은 1977년 3기 용광로 건설 도중 발전 송풍설비 구조물 공사에서 부실이 발견되자 80% 가까이 진행됐던 공사를 백지화하고 모두 폭파시킨 뒤 다시 건설하는 등 완벽주의자다운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78년에는 광양에 총 114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시작해 1992년 10월 세계 최대의 단일제철소이자 최고 기술의 광양제철소도 완성했다.

◆위기 속의 글로벌 1위 "여기에 안주할 수 없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포스코는 현재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영업이익률과 시가총액,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면에서 세계 1위의 철강업체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8.4%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인 유럽의 아르셀로미탈이 22억3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산매각을 추진 중이고, 인도의 타타스틸이 지난해 영국 내 12개 공장 폐쇄와 900여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철강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일군 성과다.

2009년부터 포스코의 7대 회장을 맡고 있는 정준양 회장은 취임 이후 지구 16바퀴에 해당하는 약 40만 마일을 이동하는 강행군을 하며 글로벌 현장을 누비고 있다.

정 회장은 몽골,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중국을 아우르는 U축과 북미, 중미, 남미를 연결하는 I축인 이른바 'U&I 라인'과 아프리카 개척 의지를 담은 'a벨트' 등 글로벌 철강벨트 구축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임직원들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체질 개선으로 위기 극복

포스코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총 24개의 계열사를 줄인 포스코는 올해 6개를 추가로 축소하는 등 핵심사업 역량 집중 및 중복사업 조정으로 그룹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예견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에서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용혼(熔魂·혼으로 녹여내 이룬다)'의 사상으로 주인의식을 실천하셨듯이 우리에게도 혼이 깃든 주인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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