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 사는 홍모(48)씨는 지난 23일 아들이 다녔던 학교인 순천 효산고를 찾아가 최상경 교감에게 5000만원을 선뜻 맡겼다.
이 돈은 지난해 12월 14일 실습을 나갔다가 울산 앞바다에서 선박 전복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아들 성대(19.전자상거래과)군의 장례 때 들어온 부의금 등이다.
학교에서 배운 컴퓨터 전공을 살려 큰 회사에 입사하겠다며 꿈을 키우던 아들을 잃은 홍씨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더욱이 아들은 실종 17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지난 21일 마지막 길을 떠나보냈다.
홍씨는 평소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기 좋아하는 아들이 생사가 오가는 위급한 순간에서도 2명의 친구를 살리기 위해 애쓰다 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교를 찾았다.
아버지는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고 죽음보다 강한 그리움이 가득하지만 성대가 이 땅에서 못 다한 꿈을 후배들이 이어 갔으면 좋겠다. 성대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써달라"는 말을 남겼다.
최상경 효산고 교감은 "금쪽같은 아들을 떠나보내고 충격이 크지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준 학부모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함께하는 교육, 행복한 변화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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