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은 29일 취임 40일을 맞아 정부과천청사 인근 식당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원료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적어 올해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은 지난 14일 전기요금을 4% 전격 인상했으나 아직도 원가회수율이 94.5%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100%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전의 경영악화 등을 고려해 연내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 조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경제단체장들과 자리를 여러번 했다"며 "경제계는 한전 사장이 그것(전기요금 인상)때문에 찾아왔다는 것에도 감동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정준양 철강협회장도 철강산업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이 있다는 것에 공감하더라"며 "추후 국회 전기요금 개편 등을 통해 논의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조 사장은 이어 "회사 사장은 자기 제품을 많이 팔수록 좋다고 하는데 한전은 팔리면 팔릴수록 선(善)에 역행하는 구조"라며 "고종께서 한성전기 만든지 115년간 전기라는 제품 하나만 생산했다. 공공재 성격이 강하면서 주식회사로 최소한 적자는 내면 안된다는 양면적 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가 한전"이라며 취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전력업계의 '연성 정산상한가격'(Soft Price Cap)도입 논란과 관련, "전날 전력시장규칙개정 실무협의회에서 통과된만큼 전기위원회를 거쳐 최종 의결될 것으로 본다"며 "민간업체들도 대체적으로 수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조 사장은 "전기가 모자랄수록 돈을 더버는 것이 전력계통한계가격(SMP)구조며 이걸 바라보는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전기가 공공재라는 인식을 해야하고 '연성 정산상한가격'을 도입해도 민간의 경영수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전력수급이 나아져 상한제 효과가 예전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kwh당 140~150원에서 200원까지를 상한선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전기가 현재 160개 정도 있는데 천재지변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해서 모든 발전소를 가동할 경우, 발전단가가 높은 상위 20개 정도만 상한제가 적용되고 나머지는 적용안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가격이 폭등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이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아울러 "한전의 조직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며 "밀양 송전탑 문제 등 어려운 현안에서 소통만 잘되면 해결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8월 이전할 나주혁신도시의 한전 본사 건물의 공정률이 15% 정도 진행됐다"며 "삼성동 빌딩 등 부지 매각 문제는 새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했다.
조 사장은 올해 1조원 규모의 원가절감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비효율을 높인다든가 원료구매를 공동으로 하고 새로운 기술력으로 발전용량을 높이는 등 경영 자구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전 목표주가가 4만5000원까지 올라간 건 전기요금 한번 올려서가 아니라 회사 전망이 좋아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전력 판매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 조 사장은 "지금도 민간사가 들어올 수 있지만 원가를 충당 못하는 지금의 요금구조에서 개방이 이슈가 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고속도로를 예를 들면 1분에 1~2대 지나가는 도로도 유지보수가 필요한데 민간업체가 들어오면 수익을 내기 위해 톨게이트 옆에 자기들 게이트 만들어하는 운영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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