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면서 리딩 컴퍼니다운 역량을 발휘한 반면 SK하이닉스는 2년째 순손실을 이어가는 등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실적 발표를 마친 삼성전자에 이어 이날 LG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실적까지 발표되면서 전자업계 주요 기업들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인 8조8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IT·모바일(IM) 부문 이익이 여전히 호조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와 가전 부문의 이익이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9% 늘어난 13조49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072억원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옵티머스G를 필두로 한 스마트폰 부문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으며 냉장기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조718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 당기순이익 1640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스페셜티 D램과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의 판매가 증가한 가운데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까지 가세한 덕이다.
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매출 200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인 29조원에 달했다. IM 부문은 매출 108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19조4400억원을 기록하면서 경쟁자인 애플을 완전히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2배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분전하기는 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15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영업이익도 3690억원 흑자에서 227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며 “다만 미세공정 전환 및 원가개선 노력으로 마이크론 등 해외 경쟁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0조9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1360억원으로 전년의 3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TV와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전 부문에서 모두 성장세가 유지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LG전자는 올해 매출 53조5000억원, 시설투자 2조5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TV 판매 증가와 LTE 시장 확대 등으로 올해 실적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며 “경영여건이 어렵지만 사상 최대 수준의 시설투자를 통해 시장 선도를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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