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화학사업 호실적 비결?… ‘셰일가스’ 덕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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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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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정유업계가 셰일가스의 간접적 수혜를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셰일가스 투자가 늘고 정유 투자는 줄어 국내 정유사의 경우 특정 제품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업계는 유가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석유화학 사업만은 호실적을 나타냈다. 정유사의 화학사업은 화학섬유의 원료인 아로마틱 제품(BTX, PX 등)이 주력이다. 바로 이 아로마틱은 정유사의 ‘효자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44.1% 감소했다. S-OIL도 51.8% 줄었다.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과 윤활유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반면 화학사업은 든든한 힘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부문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했다. S-OIL도 석유화학 영업이익이 2491억원으로 72.4%나 올랐다.

이는 아로마틱 제품 수익성이 급격히 높아진 덕분이다. 아로마틱 제품 중 벤젠은 원료와의 가격차이에서 나오는 마진이 2011년 4분기 t당 109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415달러로 4배 이상 많아졌다.

여기엔 셰일가스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유시설 투자는 줄었다. 아로마틱 제품은 정유시설 연관 납사크래커(나프타 가공시설)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시설 투자가 줄자 공급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곧 아로마틱 제품 시황 강세로 이어졌다. 물론 가스 기반 시설(에탄크래커)에서도 아로마틱 제품이 생산되긴 하지만 정유시설에 비해 생산량이 훨씬 적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의 셰일가스 등에 따른 아로마틱 계열 제품 생산수율이 감소하면서 BTX 계열 제품 시황이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벤젠은 역내 정기보수 및 미국가격 상승으로 12월에 기록적으로 높은 마진추이를 시현(t당 520달러)했다”고 밝혔다.

유영국 KTB증권 연구원도 “미국 석유화학 설비를 보면 에틸렌(석유화학 원료)을 만드는 기초설비의 70%가 가스 기반 에탄크래커라서 여기서 나오는 BTX 생산량은 원유 기반 납사크래커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면서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로 가스가 저렴하다보니 에탄크래커를 많이 가동하고 납사크래커는 적게 가동해 BTX 비중이 작아진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아로마틱 계열 제품의 시황 강세는 글로벌 수요·공급의 구조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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