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7~9월)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타법인 출자 형식으로 금호산업에 투자했다가 76억2300만원 상당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동양증권(61억6700만원), KDB대우증권(42억4300만원), 대신증권(38억1500만원), 신한금융투자(27억1700만원) 순으로 손실 규모가 컸다. 이들 5개 증권사 손실금액 합계만도 245억6500만원에 달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2010년 3월말 금호산업 주식 204만3847주(지분 1.41%)를 336억5000만원에 샀다. 지난해 9월말까지 주수 변동은 없고 매도가능평가손실은 76억2300만원이다. 최초 장부가액이 137억5500만원인 반면 기말 장부가액은 61억320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76억2300만원의 매도가능평가손실을 봤다.
동양증권 역시 지난 2010년 4월 금호산업 주식 165만3281주(지분 1.1%)를 200억4500만원에 샀다가 평가손실 61억67000만원을 입었다. 최초 장부가액은 111억2700만원에서 49억6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줄어든 것이다.
대우증권은 지난 2010년 3월말 출자전환으로 금호산업 주식 779만200주(지분 10.65%)를 총 994억7600만원에 산 뒤 42억43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대우증권의 경우 3년에 걸쳐 금호산업 관련손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 대신증권은 지난 2010년 3월말 금호산업 주식 102만3000주(지분 0.69%, 124억원)를 샀다. 평가손실은 38억1500만원을 입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0년 4월 출자전환으로 81만8371주(0.2%), 134억900만원어치를 샀다가 27억1700만원 손실이 났다.
이들 5개 증권사가 금호산업에 투자했다가 입은 손실이 난 이유는 금호산업이 법정관리를 거치며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5개 증권사가 처음 투자했던 시기인 지난 2010년 3~4월 금호산업 주가는 5000원선이었다. 그해 12월 월평균 2만원선을 상회한 주가는 지난해 12월 월평균 193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금호산업 주가는 평균 3440원선으로 회복하며 5대 증권사가 입은 손실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우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관련 손실액을 감액처리를 완료하거나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대우증권은 그동안 금호산업의 지속된 부진으로 대우증권이 보유한 지분에서 지속적으로 감액 손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은 올해 초 금호산업이 급등을 거듭하면서 단기과열 양상까지 나타나 현재 주당 3780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연구원은 “금호산업 주가가 다시 지난해 12월 기록한 1555원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이상 대우증권의 경우 더 이상의 감액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5개사는 타법인 출자로 금호산업에 투자하지 않아 관련 손실을 입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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