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3일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회동 불발로 인해 내일 오전 10시 직접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국민들이 걱정하고 계신 국정 차질에 대한 사과와 국정운영의 중요한 기조에 대해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또 "오늘 대통령께서 국정 현안에 관한 협조를 구하고자 여야 대표와의 회담을 제의했으나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의 책임은 국민의 소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언제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의 5인 회동이 야당 측의 불참 통보로 무산되자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정부가 출범한 지 3일로 일주일을 맞았지만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한치 양보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면서 국정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데 따른 정치권 압박용이라는 해석이다.
이 홍보수석과 김행 대변인이 이날 춘추관에서 세 차례나 긴급 기자회견을 동해 "정부조직을 완전하게 가동할 수 없어 손발이 다 묶인 상태다. 5일까지는 처리가 돼야 한다"며 대국민 호소와 함께 정치권에 거듭 협조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민주당이 미래부를 제외하고 정부조직법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청와대는 방송진흥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이라는 개편안의 핵심 내용은 바뀔 수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은 미래부를 제대로 만들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양보를 한다 만다의 문제가 아니며 정치적 거래대상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야권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협상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국정 파행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 여론의 추이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정 발목잡기'라는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야당이 전격적으로 정부조직법 처리에 합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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