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은행에 여신거래기본약관 일부 변경을 권고하기로 한 것이다.
금감원은 소비자 권익 제고 및 업무 관행 개선을 위해 은행 여신거래기본약관의 일부 조항을 권고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약관변경 권고는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의 개선 건의사항에 대해 소비자보호심의위원회가 소비자 시각에서 검토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우선 변경권고 내용에는 '원리금 연체횟수 누적을 이유로 하는 기한이익 상실요건 폐지'가 담겨 있다. 가계대출은 연체횟수 누적을 이유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지 않지만, 기업대출의 경우 누적 연체횟수가 총 4회에 달하면 사전통보 없이 기한의 이익이 상실됐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는 채무자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대출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조항이므로 폐지를 권고키로 했다"며 "가계대출은 1개월 이상 이자 상환 연체시 기한이익이 상실되지만, 기업대출은 14일 이상 연체시 해당돼 이미 요건이 강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체횟수가 누적되는 경우에는 대출 재취급시 대출금리(전결금리)가 상승되거나 대출한도가 축소되는 등 은행 거래상 불이익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은행의 상계권 행사 요건도 개선된다. 현재 은행의 상계권 행사로 만기 전에 해지되는 채무자의 예금에 대해선 일반 예금의 중도해지시 적용되는 저율의 이자가 지급됐다.
그러나 은행의 상계로 금융소비자의 이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계로 중도 해지되는 예금에 약정이자를 지급하도록 개선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소비자의 알권리 강화를 위해 대출시 약정이자와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포함한 실질 유효금리(이자성 수수료와 약정이자를 대출원금으로 나눈 금리)를 산정해 설명하도록 약관이 개선된다.
윤년의 대출이자 계산방법도 변경된다. 현재 이자는 1년을 365일로 보고 1일 단위로 계산되고 있지만, 대출이자의 경우 윤년에는 1년을 366일로 보고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변경토록 한 것이다.
이 부원장보는 "은행들이 윤년에 하루치 이자를 추가 징구해 막대한 이익을 취했으므로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부당이득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기존 약관이 부당한 것은 아니고, 단지 소비자의 권익 제고 차원에서 약관 개선을 권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약관변경 권고 후 실질유효금리 산정기준 마련, 전산시스템 정비 등 준비기간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권익 제고 및 공정하고 합리적인 금융관행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