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자금 남아돌아…불황에 소비·투자 줄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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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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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 여유자금 10년來 최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자금이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투자 자금을 묶어둔 채 경기를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비용에서 자금조달비용을 뺀 자금잉여(자금과부족)규모는 8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조6000억원 증가했다. 통계를 개편한 2003년 이래 최대 규모다.

자금순환표상 가계는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며 비영리단체는 가계에 봉사하는 소비자단체와 자선ㆍ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 민간비영리단체를 의미한다.

한은 경제통계국의 정유성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가계의 여유자금이 증가한 것은 소득이 늘어난 데 비해 민간소비가 부진한 데 따른 것”이라며 “차입이 늘긴 했으나 증가폭은 크게 줄었고, 부동산 거래 등이 감소하면서 실물경기로 흘러가야 할 돈이 금융자산에 묶였다”고 설명했다.

소비가 줄어든 것은 경기상황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역시 2.0%로 2009년(0.3%)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1.8%(잠정)로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9년(0.0%)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 규모는 5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조원 감소했다.

가계 조달규모는 곧 금융기관 대출을 의미한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차입은 전년 59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는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과 대출채권 양도분 등이 기타금융기관 차입에 잡힌 데 따른 것으로, 기타금융기관 차입은 2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조달이 줄어든 가운데 운용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은 139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 역시 경기 둔화에 따라 설비투자를 줄이고 자금을 묶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비금융법인의 자금잉여 규모는 59조9000억원 감소해 전년(-76조9000억원)보다 부족 규모가 축소됐다.

자금조달 규모는 127조9000억원으로 전년(151조3000억원)보다 23조4000억원 감소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 차입을 통한 간접금융은 17조3000억원으로 전년(48조1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반면 기업어음 및 회사채 등 직접금융은 72조원으로 전년 63조8000억원보다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운용 규모 역시 68조원으로 전년보다 6조3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총 금융자산은 1경1618조원으로 전년말보다 6.4%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년말 대비 310조2000억원 증가한 5194조8000억원이었으며 금융부채는 170조원 늘어난 3607조3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587조5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무려 140조2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44배로 전년 말(1.42배)보다 상승했다. 이 비율이 오르면 자산이 부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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