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쟁에서 이기려면 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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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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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상봉쇼룸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패션은 삶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어떤 산업도 패션을 때놓고는 말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국은 패션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민과 언론·정부 등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지난 1일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그의 쇼룸에서 만났다.

이 회장에게 지난달 30일 종료된 2013 가을·겨울(F/W) 서울컬렉션은 의미가 남달랐다.

디자이너들의 자발적인 기금을 모아 치른 첫 컬렉션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개인무대, 컬렉션을 총괄하는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치렀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디자이너들이 한 뜻으로 뭉쳐 행사를 치른건 감사하고 기적같은 일"며 "후배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한국 패션의 미래를 보고, 다음 컬렉션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디자이너들의 통일된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설립된 국대 최대 패션단체다.

그는 "오랫동안 일원화된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디자이너 특유의 개별성 때문에 쉽사리 뭉치지 못했다"며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겪으면서 올해는 제대로 무대를 꾸미자는 뜻에 디자이너 단일연합회를 만들고, 직접 대관료를 내면서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간 디자이너들은 시에서, 정부에서 또는 다른 누군가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번 쇼를 거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제 디자이너들도 무조건 옷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예산을 줄인 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패션은 우리 국민의 자긍심에 관한 문제인데 정부가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민이 아껴주지 않는 서울컬렉션을 해외 어떤 국가가 관심있게 보겠느냐"고 반문했다.

연합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탄생됐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상품판로 개척 및 해외진출 도모의 장으로 만들어 관심의 선순환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의지다.

그는 "후배들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 만큼 가장 중점적인 사업은 능력있는 신인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신인들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비지니스 매칭 기회, 선배 디자이너와 협업, 정기적으로 디자인을 발표하고 제품도 파는 디자이너 거리를 만드는 방안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들과의 치열한 패션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시민·기업·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화장품·아이돌 산업이 국내를 넘어 K-뷰티, K-팝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패션산업에서도 한류를 이어가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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