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아오 포럼 개막식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보아오(중국)=신화사] |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 개막식장의 모습. [보아오=신화사]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지역 및 세계에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7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 아시아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지구촌은 공동번영의 무대이지 각 국가간의 각축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각국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들의 정당한 이익 역시 존중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지역 일대의 혼란을 초래하는 나라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 그리고 아시아 회귀를 선언하며 각지에서 개입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동북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시 주석은 개막식에서 "지난 12년 동안 보아오 포럼이 국제적 영향력을 지닌 글로벌 포럼으로 부상했다"면서 "중국 전통문화에는 12간지가 있어 12년을 하나의 주기로 본다, 보아오 포럼도 올해로 벌써 12번째 개최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아시아가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아시아의 공동발전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번 신발론에 이어 다시 한 번 "아시아 각국은 자국 실정에 부합하는 자신만의 발전의 길을 모색하고 글로벌 경제회복 및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인류는 지구라는 테두리에서 공존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 평화 및 안보수호, 협력과 공동발전의 길 모색, 포용과 개방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사상 최대규모, G2 중국 위상 반영
이번 보아오포럼은 지난 6일 중국 하이난성 휴양도시인 보아오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보아오 포럼에는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통해 국가주석에 등극해 앞으로 10년 중국을 이끌어갈 완벽한 수장이 된 시진핑 총서기가 직접 참석하고 7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해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됐다.
물론 보아오 개최시마다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기조연설을 해왔지만 올해는 중국의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이자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강력한 견인차로 부상한 만큼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이번 보아오 포럼은 시 주석의 신지도부 등장과 중국의 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 마이클 사타 잠비아 대통령,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존 키 뉴질랜드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등 세계 각국의 대통령 7명, 총리 3명, 국회의장 2명이 참석해 한층 격이 높아졌음은 물론이고 43개 국가 및 지역에서 2500여명과 중국 본토 및 홍콩·마카오·대만지역 기자 1000여명, 150여명의 외신기자가 참석해 세계 각국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외에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 대만의 샤오완창(蕭萬長) 전 부총통도 참석했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 및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헤지펀드 거물 조지 소로스,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 제인 압달라 펩시 회장,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CEO, 울로프 페르손 볼보 회장 등 글로벌 경제의 거물들도 보아오를 찾았다.
◆이재용 부회장, 포럼 이사 선임
우리나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최태원 SK 회장의 뒤를 이어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 선임돼 이 부회장이 아시아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보아오 이사로는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의 라탄 타탄 회장이 뽑혔다.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중국 주도 아래 아시아권 26개국 대표가 모여 2001년 창설된 비영리 비정부 민간포럼이다. 그러나 사실상 중국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보아오 포럼이 역대 최대 규모이자 국가급 행사로 격상된 것은 최근 높아진 글로벌 경제에서의 중국의 위상, 시진핑 신지도부 등장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역대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주제의 활발한 토론이 벌어져 주목된다. 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사흘간 G20, 국가 재정위기, 통화정책, 아시아 역내협력, 중소기업, 셰일가스, 도시화, 식량안보 등을 주제로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총 54회의 토론이 열린다. 6일에만 '중소기업 자금조달 보고, 중국의 현실과 아시아 상황, 글로벌 기업 중국주재원 원탁회의, G20의 의미·효과·체제화' 등 20여개의 토론이 열렸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학 교수의 '신구조경제학', 빌 게이츠의 '부채위기, 언제 또 터지나' 등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으며 예년과 달리 '아프리카의 자원과 현실'에 대한 논의시간도 안배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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