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날 윤 내정자의 적격 여부와 관련해 국회 상임위 의원 등을 상대로 의견수렴에 나섰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윤 내정자에 대해 임명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내정자에 대해 도덕성이 아닌 능력부족이 제기됐다는 점은 아픈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윤 내정자가 2008년 해수부 폐지 당시 야당측 논리를 대변하면서 해수부 존치 의견을 내는 등 상당한 실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부처 출범을 해야 하는 만큼 일을 하다 보면 윤 내정자가 능력이 있는 지 증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해수위원들도 신설 부처인 해수부의 업무 공백을 고려해 윤 내정자의 임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
농해수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후 윤 내정자에 대한 의견을 물어와 '임명해 해수부가 빨리 정상적으로 출범하게 하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해수부 장관 내정자를 찾아 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경우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면서 "해수부에 장기간 조직·업무공백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고려하면 빨리 임명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덧붙였다.
신설 부처인 해수부의 존망이 걸려 있는 점, 새 정부 내각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외 여성 장관이 없다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해수위 소속 다른 여당 의원들도 윤 내정자의 업무능력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청와대가 임명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당 내부는 물론 야당에서도 "윤 내정자가 부적격하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재선 의원도 "임명을 강행하면 대통령의 아집 이미지가 확산돼 결코 좋을 게 없다"고 밝혔다.
현재 야당은 윤 내정자에 대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 박 대통령이 윤 내정자에 대한 장관 임명을 강행하려면 15일부터 시작하는 내주가 돼야 가능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하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그 기간의 다음날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줄 것을 국회에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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