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첫 홀 보기를 살림의 밑천이라고 했습니까. 첫 홀에서 보기를 하니까 캐디가 ‘마스터스 첫 홀에선 보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위로해 주더라고요. 오늘 버디 6개를 잡은 것에 만족합니다. 이 곳에서 보기 4개는 언제라도 나올 수 있는 것이고요.”
최경주(SK텔레콤·사진)가 2013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1라운드를 2언더파 70타로 마무리했다. 선두와 4타차의 공동 13위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한 것이 가장 아쉽지만 홀을 돌아나오는 것을 어떡하겠습니까”라고 자위했다.
전날밤 미국골프라이터스협회에서 시상하는 상을 받느라 신경을 많이 쓰고 이날 오전 9시50분 티오프한 최경주는 첫 홀에서 그린 미스로 보기를 했다. 그러고 마지막 홀에서도 아쉬운 보기를 했다.
그러나 두 홀을 제외하곤 큰 흠을 발견하기 어려운 플레이를 했다. 2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그는 길이 240야드의 파3인 4번홀에서 두 번째 보기를 했다. 그러나 6,7,9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고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다.
후반은 버디와 보기가 교차했다. ‘아멘 코너’의 마지막 홀인 13번홀(길이 510야드)에서는 2온후 버디를 잡았는가 하면 가장 쉬운 홀인 15번홀(530야드)에서는 2온을 노린 세컨드샷이 바람에 밀려 그린앞 물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했다. 16번홀(파4)에서 먼거리의 퍼트가 홀로 사라지면서 여섯 번째 버디를 낚았고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했다.
“오늘 제일 아쉬운 것은 18번홀 보기입니다. 1.5m거리의 파퍼트가 홀 오른쪽 가장자리를 스쳐 나와버리다니요.”
그는 그러나 “오늘 대체로 ‘퀄리티 샷’을 했다. 남은 사흘동안 보기를 최소화하고 욕심은 줄이면서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 포지션이 까다롭고 그린 스피드가 빨라지는 3,4라운드에서는 그린에 볼을 잘 세우는 선수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 샷이 좋았고 퍼트도 뜻대로 되면서 언더파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버디 6개를 잡은 것은 희망적입니다. 새 캐디 매티슨과도 호흡이 잘 맞고 있어요. 저는 냄비보다는 가마솥처럼 시간을 들여가며 서서히 덥혀주어야 좋은 성적을 내는 타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후에 티오프하는 2라운드는 오히려 저에게 좋지요.”
최경주는 2004년 이 대회에서 단독 3위를 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고성적이다. 그 때 첫날 스코어가 71타였다. 올해는 그보다 1타 더 잘 쳤으므로 최경주에게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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