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련당국이 한국형 토빈세 등 금융정책 도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특히 북한에 대한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 변수에 대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경기 전망을 내놓는 등 발빠른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이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나선 것도 정부가 시장의 불안 심리 확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은 국장은 “과거 북한 리스크 발생해도 금융시장에서 투기 동향 등 차질이 없었다”며 “4월에도 지난 8일까지 수출이 10% 증가했다. 재정통화 정책 측면에서 실물경제 대응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북한의 강도 높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격화되면서 단기내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된 만큼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대외 위험도는 키프로스 구제금융 협상 등으로 유로존 불안이 확대되고 글로벌 경기도 예상보다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북한 리스크 부각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증대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미국은 시퀘스터 발동 등 여파, 중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규제 및 신중한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해외 IB들은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대외 변수로 인해 올해 초 제시된 ‘한국형 토빈세’ 카드를 쉽게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일본의 엔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럽과 북한 리스크가 겹쳐 금융시장에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것도 국내 경기 흐름을 더디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금융시장은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북한 리스크 등 영향으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북한 도발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출되며 주가가 지난 2월말 대비 8일 현재 5.3% 하락했다.
외환시장은 유로존 불안과 더불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원화는 2월 말 대비 5.3% 절하됐고 원·엔 환율은 공격적인 BOJ 통화완화 정책으로 엔화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확대돼 1.9%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해외 IB들은 대외불확실성 지속, 엔화약세, 가계부채 과다, 부동산경기 불확실성, 북한리스크 등이 향후 한국경제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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