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동 의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제약·의료기기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의약품 시장 성장 규모는 10~15%에 달한다.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걸프만협력협회(GCC) 연간 의료산업 투자 규모는 1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2015년 중동 내 의료산업 규모는 60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수 년째 한 자릿수 성장대에서 정체 중인 국내와는 환경 자체가 다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제2의 중동 붐'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가장 활발히 중동 지역을 공략하고 있는 것은 병원이다.
최근 중동 지역 내 인구와 소득이 증가하면서 의료비 지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심장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민간부문 의료 지출이 증가한 것도 국내 병원들의 중동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그간 미국이나 유럽 지역 의료기술에 의존했던 중동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수준 높은 국내 병원들의 의료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대학병원들은 골수이식·심장수술 등 고난도 수술 노하우를 앞세워 중동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병원들도 이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아랍에미리트연합 통합군의 군병원 환자를 국내 의료기관에 유치하고, 코트라도 한국형 병원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나섰다.
제약 및 의료기기 업체들의 중동진출도 가시적 성과를 얻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 라이프파마사와 60여개의 의약품 원료제공 및 현지 생산 노하우를 제공하는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같은날 맥아이씨에스는 알하얏트사와 카타르 등 중동시장 대상 인공호흡기 수출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월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를 터키에 발매한 동아제약은 2015년까지 현지에서만 2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2배 이상의 시장 규모와 25%에 달하는 성장률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조영제를 진출시킨 이란을 거점으로 중동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라젬 메디시스는 지난 1월 두바이 국제의료기기 박람회에 참여했다. 혈당측정기와 당화혈색소 측정기 등 진단기기 제품을 앞세워 잠재 당뇨 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중동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동 지역은 전통적으로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의료기기 시장 또한 매년 12%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의 의료·제약시장이 아직 초기 성장단계인 만큼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하지만 일부 병원과 업체들이 현지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철수하는 경우도 있어 철저한 사전조사와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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