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치러진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텅빈 개막식 현장. |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이게 정말 국제행사 맞아요? 순천은 과연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엉성한 개막식에 낯 뜨거워 혼났어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최종 리허설에서도 운영 미숙으로 삐걱거리더니 개막식마저 엉망으로 치러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1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84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 생명을 심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개막식은 시작 전부터 김빠진 행사가 예고됐다.
정원박람회의 행사를 주관하는 기구인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회장이 농사일을 핑계로 개막식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대신 네덜란드 출신인 듀크 하버 전 회장을 참석시켰다.
또한 순천시는 일반시민은 배제하고 VIP들만 입장시키면서 자리를 채우지 못하자 행사 후반에는 출입 제한 없이 개방해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설상가상으로 조충훈 순천시장의 개막 선언 전에 박준영 전남지사가 무대에 오르자 조 시장이 "이 XX들이 정말"이라며 화내는 육성이 그대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와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행사는 생방송으로 송출됐으며, 개막식에는 세이셸 공화국 돌프 페이엣 환경부 장관과 쿠트베틴 터키 농식품부 차관,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인사와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전국 각지 단체장,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상황이었다.
조 시장의 막말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개막식 도중 인근 지자체장 등 초청 인사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서둘러 자리를 뜨는 모습이 연출됐다.
행사 준비도 엉망이었다.
국제행사인 점을 감안해 다른 나라를 배려해야 함에도 번역 자막화면을 준비하지 않아 해외인사는 물론 국내인사들도 국제원예생산자협회 듀크하버 전 회장의 축사를 의미도 모른 채 들어야 하는 등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식 이하의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쌀쌀한 야간에 진행되는 행사인데도 담요 등 방한용품을 준비하지 않아 개막식 중반에는 수백여명만이 자리를 지키는 등 수준 이하의 행사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개막식을 지켜본 한 초청 인사는 "적은 예산으로 성급하게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전반적으로 국제행사를 치르는 데는 무리라는 말들이 나왔지만 순천시 공무원들의 혼연 일체된 노력으로 잘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렇게 부실한 개막식은 처음"이라며 "소도시 축제 개막식 수준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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