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받아들일까? 우리 정부 더 이상 안 휘둘리겠단 의지 보여

- 중대 조치에 대한 의견 분분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화를 공식 제의했다. 또한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중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북한 압박 카드도 꺼내들었다.

이는 우리 정부의 계속된 대화 제의에도 묵살로 일관하는 북한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25일 긴급 브리핑에서 "지난 11일에 비해 오늘은 한 단계 나아가 구체적인 당국간 실무회담이라는 수준도 말하고, 구체적 날짜도 제기한 것"이라면서 "진전된 대화 제의로 볼 수 있다"고 이번 실무회담 공식 제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회담의 주체도 남북 당국간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구체적인 당국간 회담 제의는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김 대변인은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남북이 함께 평화·번영으로 가는 미래의 길로 가자는 진심 어린 제의란 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담과 관련해 북한에 26일 오전까지 회신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선뜻 응할지는 현재로서 불투명하다. 또한 정부가 시한까지 못박음으로써 북한이 자존심을 내세워 회신을 안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중대한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김 대변인은 '중대한 조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북측이 제의를 거부한다면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측이 제의하는 당국간 회담마저 거부한다면 우리로선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거듭 경고했다. 정부는 중대한 조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중대한 조치가 체류 중인 우리 근로자의 전원 철수 등을 통해 개성공단 폐쇄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개성공단 근로자의 철수 카드를 쉽게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철수를 시킬 수는 있지만 한 번 철수시키면 이후 개성공단 정상화는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남북 당국간 회담 공식 제의에 앞서 24일 우리측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과 북한 중앙특구개발총국 간 면담을 제의했으나 북한은 문건 접수조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어제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장과 북한 중앙특구개발총국 간 면담을 제의하면서 북한측에 최소 인원의 방북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북한이 면담 제의와 서면문건 접수도 거부한 것은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마저 거부한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치로 개성공단은 통행이 제한된 지 약 3주가 넘어섰고, 공장의 조업도 2주 이상 중단된 상태다.

한편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근로자들은 입주 회사별로 시설 관리 등을 위해 남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현재 175명이 체류 중이다.